나로호·누리호 중심에서 민간으로…보험 수요 다변화 주목하는 손보업계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의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금액 상한이 처음 마련되면서 우주보험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 주도의 나로호·누리호를 넘어 이노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이 상업 발사에 나서면서 보험 수요가 다변화할 수 있어서다. 2009년 나로호 발사 때부터 관련 보험을 인수해 온 국내 손해보험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릴지 주목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최근 이노스페이스의 상용 발사체 '한빛-나노'가 브라질에서 발사될 때 적용할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금액 상한을 1800만달러(약 238억원)로 정하는 고시안을 공고했다. 관련 법 시행 이후 민간 우주발사체의 보험금액 기준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나로호와 누리호 등 국가 주도 발사체에는 2000억원의 보험금액이 책정됐다.
발사체보험은 조립부터 보통 발사대에 장착될 때 까지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 발사체가 운항하던 선박이나 육지에 잘못 떨어져 인명 또는 재산상 손해를 입힐 경우 이에 대한 배상을 하는 제3자 배상책임보험으로 나뉜다. 현행법상 우주발사체 발사 사업자는 사고로 인한 제3자 피해에 대비해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금액은 발사체의 특성과 기술적 난이도, 발사장 주변 여건, 예상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정한다. 이번 상한은 국가 주도 발사체에 적용됐던 2000억원보다 낮지만 민간 발사체에 대한 보험 기준이 구체적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손보업계도 의미를 두고 있다. 그간 국내에선 삼성화재를 중심으로 발사체 보험 시장이 발전해왔다.
국내 손보업계의 발사체 보험 인수 이력은 2009년 나로호 발사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화재가 간사로 참여해 총 10개 보험사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로켓 조립 및 운송리스크를 보상하는 발사체보험을 인수했다. 삼성화재는 이후 발사체 관련 보험을 총 12건 인수했으며, 국내에서 발사되는 발사체의 제3자 배상책임보험 계약 대부분을 주간사로 맡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는 단독 인수 경험도 있다. DB손해보험도 9건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오고 있으며 다른 중견 손보사들도 공동으로 인수에 나선 적이 있다.
민간 발사체 기업의 등장은 시장 확대의 변수다. 이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한빛-나노를 통해 상업 발사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12월 첫 발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향후 재발사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발사 일정에 따라 형성됐던 기존 수요에 민간 기업의 상업 발사가 더해지면 보험 가입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우주보험 관련 시장 전체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민간기업 주도 시장이 처음 열리는 만큼 보험사들이 그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해당 보험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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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장 민간 발사체 시장의 성장이 국내 보험사의 실제 인수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오랜 경험이 축적된 해외 보험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다. 이노스페이스도 첫 상업 발사 당시 책임보험을 국내가 아닌 해외보험사를 통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발사체의 보험 수요가 새롭게 생기더라도 국내 보험사가 이를 인수하려면 위험 평가와 보험료 산정, 재보험 확보 등 관련 조건 등에 대한 경험이 충분히 쌓여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사되는 발사체의 제3자 배상책임보험 계약 대부분을 주간사로 인수하고 있다"며 "현재 해외 발사 계약을 인수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해외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등 여건에 따라 시장 참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