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정원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오페라 어렵지 않아요. 사람 사는 이야기인 걸요."

1997년 홀연히 이탈리아로 건너간 한국 남성이 있다. 그리고 11년 뒤 세계 최고 오페라극장 '라스칼라' 무대에 올랐다.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 그는 이때 '멕베스'의 막두프 역을 맡았다.
기자는 인터뷰에서 앞서 이 교수에게 오페라 문외한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오페라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국은 창작 작품이 적다보니 오페라를 어렵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페라는 사랑, 증오, 배반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오페라가 서양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10분만 투자해보라"고 권했다. 공연시설이 좋아져 한국어로 가사를 보여주는데 웹에서 줄거리만 읽고 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 성악계에서 주목받는 테너다. 사실 그는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엘리트'는 아니었다. 고교에서 성악을 시작해 대학 1학년을 마친 뒤 현역으로 군복무도 했다. 바리톤으로 출발했고 군 제대 이후 테너로 바꿔 사실상 성악을 다시 시작했다. 이는 첼로연주자가 악기를 바이올린으로 바꾼 것처럼 간단치 않은 일인데도그는 "모든 성악가의 로망"이라고 배경을 간단히 설명했다. 단시간에 승부를 내려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했다.
이 교수가 29세에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을 떠날 때 가진 것은 열정과 노력뿐이었다. 프랑코코렐리콩쿠르를 시작으로 처음 3년간 13개 대회에서 1등을 5번이나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행을 결정했다. 노력을 더해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미 오페라에서도 'K-컬처' 열풍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는 인종차별이 없거든요." 유럽 성악계에서 한국인이 두각을 드러내는 만큼 빨리 후배들을 진출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 교수가 강조하는 건 '도전정신'이다. 준비가 됐으니 나가겠다는 생각보다 일단 부딪쳐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롭게 창단하는 오페라극단의 음악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국내에 오페라를 조금 더 알리려는 차원이다. 그는 다양한 관객이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면 오페라붐이 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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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가수, 오케스트라, 시설 등이 하모니를 이뤄야 하는 종합예술입니다. 인생의 매력이 담긴 오페라를 알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그는 조금 더 너그럽게 오페라를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