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카지노 공화국'으로 만들지 말라"

"대한민국을 '카지노 공화국'으로 만들지 말라"

박창욱 기자
2012.10.11 13:15

[문화부 국감]도종환 의원 "먹튀 등 부작용 우려 카지노사전심사제 백지화해야"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명분으로 도입키로 한 '카지노 사전 심사제'가 여러 가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우려가 커 이를 백지화한 후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빚더미에 시달리는 부실한 외국 카지노업체들이 실현 가능성 없는 투자계획을 제시해 카지노 허가를 획득한 후, 개발호재로 값이 올라가면 이를 팔고 나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을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론스타와 같은 경우가 재현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외국 카지노 업자들이 애초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아무런 제제방법이 없는 데다, 허가를 취소하려고 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도종환 의원(민주당)은 11일 한국관광공사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부처 간 합의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카지노 허가 완화를 골자로 하는 사전심사제 도입을 전격 결정, 카지노를 매개로 한 국제투기자본의 이른바 ‘먹튀’를 자초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도 의원은 또 "이미 16개 카지노 업체가 과당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사전심사제 도입을 계기로 외국 카지노 자본이 국내 시장에 대거 상륙하면 업계 부실과 함께 '카지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우려가 있다"며 "무리하게 사전심사제에 의한 카지노 허가를 밀어붙이지 말고 다음 정부에서 재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전심사제 도입이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자법)에 의거하지 않고 시행령에 의해 도입된 것은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포괄 위임'에 위배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미 다른 법률에 의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를 차별해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26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도입이 결정된 카지노 허가 사전심사제는 선행 투자 없이 일정 기간 내 투자를 전제로 한 사업계획서만 제출하면 사전에 심사를 해서 카지노 허가 적합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 외국인 투자금액이 5억 달러 이상인 동시에, 특급 호텔 등에 3억 달러 이상을 실제로 투입한 연후에야 카지노 면허를 정식 취득해 영업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절차가 현저히 완화된 방식이다.

도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전후로 해서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 등을 둘러싸고 시저스, MGM, 샌즈, 윈 등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자본과 일본인 오카다 카즈오가 영종도 진출을 위해 설립한 오카다 홀딩스 등 외국 카지노 자본의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가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 결과, 시저스 그룹은 7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영종도 미단시티 상륙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며, 오카다 홀딩스는 작년 10월에 '영종 밀라노 디자인시티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맺어 외국인전용 카지노, 호텔, 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데 있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도 의원은 "문제는 220억 달러(한화 약 25조원)의 채무를 안고 채권단과 채무재조정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 진출을 노리는 시저스 그룹 같은 경우"라며 "시저스는 신용평가사들마저도 투자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있을 정도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사전심사제를 근거로 시저스 그룹이 외부 자금을 끌어 모아 한국에 투자해서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개발해 놓은 후, 한국정부가 내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을 영종도에 허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사유 등으로 값이 올라가면 투자금액에 몇 배가 넘는 금액으로 이것을 팔고 ‘먹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계 카지노 자본이 실제 이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투자계획서를 제출한 다음에, 손쉽게 취득한 카지노 허가권을 가지고 단기 차익을 실현한 다음에 익명으로 되팔고 사업을 조기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실제 2007년 말 제주 크라운 카지노의 경우, 미국업체 길만 인베스트먼트 아시아에서 국내 거간 업체인 ‘(주)나자인’을 대리업체로 내세워 크라운 카지노를 인수한 후 2009년 중순 전격 철수해 '나자인 주식 뻥튀기 및 먹튀 논란'이 있었던 사례가 있었다고 도 의원은 밝혔다.

그는 아울러 "사전심사제에는 카지노 허가권을 확약 받고도 약속된 투자를 이행하지 못하거나, 또는 약속된 투자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를 통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며 "더구나 허가를 취소하려고 할 경우 투자자가 한·미 FTA에 의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활용할 가능성 등 우려할 대목이 수없이 많다"고 비판했다.

도 의원은 "이렇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제도적 변화를 임기 말에 충분한 합의 없이 군사작전 하듯이 비밀스럽게 강행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라며 "다음 정부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과 민주적 절차를 거쳐 국민적 동의하에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심사제에 의한 카지노 허가를 단 한 건이라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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