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재미없다? 그러면 만들면 안되죠"

"오페라는 재미없다? 그러면 만들면 안되죠"

이언주 기자
2012.11.16 14:04

[인터뷰]오페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마술피리' 연출 맡은 김홍승 교수

↑오페라 연출가 김홍승 교수는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에 선보이는 세 작품은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오페라 연출가 김홍승 교수는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에 선보이는 세 작품은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오페라를 재미없게 만든다고요? 그런 사람은 오페라 만들 자격이 없는 거죠."

대중에게 '오페라'는 괜한 울렁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뮤지컬이나 연극, 대중가수의 콘서트는 편안하게 즐기면서도 오페라만큼은 여전히 어렵다고 느낀다. 외국어로 노래를 하기 때문에? 혹은 이야기가 재미없거나 꽃미남 가수가 안 나와서? 그 이유를 콕 집어내기가 더 어렵다.

그런데 오페라를 아주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건용)이 모차르트의 대표적 오페라 세 편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을 기획한 것.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마술 피리'로 모두 오페라 부파(코믹 오페라) 장르다. 작품별로 각 4회, 모두 12회 공연하며, 세 작품의 주제는 모두 '사랑'(love)이다.

이번 오페라 세 편의 연출을 도맡은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페라과 교수는 "정말 재미있는 오페라, 움직이는 오페라를 만들려고 했다"며 "모차르트의 작품들은 극과 음악이 특히 잘 어우러져 관객들이 쉽고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안에서 동작을 찾아내는 것이 연출의 몫인데, 모차르트의 음악은 이미 그 속에 움직이는 모습이 다 들어있어 작업이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모차르트가 하려는 이야기를 살리면서도 우리의 정서와 시대에 맞게 조금씩 변화를 주는 거죠."

김 교수는 특히 '재미'와 '웃음'을 강조했다. 그는 "꼭 웃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슬프면 슬픈 대로 순간순간 재미와 감동이 살아있어야지 이제는 재미가 없으면 관객을 놓친다"며 "작품의 의미만 강조해서는 이 시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 공연 무대를 떠올리면 아름다운 아리아와 전주곡, 간주곡과 함께 고전적인 무대와 의상, 소품 등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장치가 축소되고 영상에 포커스를 맞췄다. 오페라공연에서 영상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 교수는 "하루에 한 작품씩 번갈아가며 공연하기 때문에 신속한 무대셋업이 관건"이라며 "특히 주말에 낮 공연과 저녁공연은 서로 다른 작품을 올리기도 해 한시간만에 무대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연에 어우러진 다양한 영상들은 그 자체가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은 신뢰와 바람기의 경계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했던가. '돈 조반니'는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전설 속 실존인물 '돈 후안'의 사랑과 파멸을 다룬 작품이다. '코지 판 투테'는 수없이 사랑을 약속하고 맹세한 나의 연인이 다른 이성에게 마음을 빼앗길 가능성을 그린 작품으로 약혼녀들의 변심을 다룬 희극이다. '마술피리'는 시련을 통해 굳건해진 사랑의 완성을 담은 동화적인 작품으로 당시 이탈리아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만든 징슈필(Singspiel, 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들어있는 독일어 노래극)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사를 독일어가 아닌 한국어로 한다.

시대와 국경,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주제 '사랑'. 깊어가는 가을, 모차르트가 전하는 세 가지 사랑이야기에 가슴 설레 보면 어떨까. 내 애인의 바람기에 대해 궁금하다면 '코지 판 투테'를 함께 보는 것도 재밌을 테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이미 공연의 절반 이상이 매진됐다고 16일 전했다. 예매를 원한다면 서두르자.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17~26일, 1만~8만원. (02)399-1783~6.

↑오페라 '돈조반니'(왼쪽 위)와 '마술피리'(오른쪽 위)의 공연장면. 아래 사진은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시즌 중 '코지 판 투테' 공연에 사용될 영상.
↑오페라 '돈조반니'(왼쪽 위)와 '마술피리'(오른쪽 위)의 공연장면. 아래 사진은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시즌 중 '코지 판 투테' 공연에 사용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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