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왜 ‘버닝맨 축제’에 갔나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왜 ‘버닝맨 축제’에 갔나

김고금평 기자
2017.07.08 06:29

[따끈따끈 새책] ‘불을 훔친 사람들’…그들은 어떻게 현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되었나

우리가 습관적으로 입에 대는 담배와 커피는 몰입과 각성을 돕고, 음주가무와 콘서트장의 ‘떼창’은 잠시나마 ‘정신줄을 놓게’ 한다. 동물들도 복어독, 광대버섯, 대마 등을 탐닉하며 ‘자아를 잊는 방법’을 찾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정신을 집중시키거나 ‘나’를 초월하게 하는 합·불법적 방식들이 적지 않다. 명상이나 요가처럼 합법적 정신 건강을 부추기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마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처럼 불법적 각성의 방법도 있다.

극심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에게 ‘자아를 잊는 기술’은 윤리적 기준을 떠나 여러 형태로 드러난다.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가 이 자리에 오른 유일한 이유를 ‘버닝맨 축제’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 설명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테슬라모터스의 CEO 일론 머스크 역시 “버닝맨 축제에 가보지 않았다면 실리콘밸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 네바다주 허허벌판 사막에서 1주일간 열리는 전위적 예술축제인 버닝맨 축제는 관람이 아닌 참여를 중시하는 자립성 축제로, 1주일이 지나면 모든 무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성공한 1%의 진짜 비밀은 노력이나 열정, 인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의 융합 등 비일상적 의식 상태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의식 훈련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지난 4년간 수많은 혁신가, 천재 과학자들, 창의적 기업가들을 만나 절정의 순간에 대해 인터뷰했다. 주제는 ‘몰입’이었다. 몰입은 최고의 감각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최적의 의식 상태로, 강렬한 집중으로 절정에 오른 순간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플로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이들의 신경생리학적 측면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 놀랍게도 수많은 사람이 무아지경 기술을 몰래 실험하며 몰입의 상태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다. 정신상태를 바꿔 혁신적 성과를 만든 현대판 프로메테우스인 셈이다.

구글은 자체 명상 프로그램 ‘G포즈’로 엔지니어들에게 몰입의 기술을 가르친다. 네이비실은 특수요원들을 인질 구출 훈련시설인 킬하우스에 몰아넣고 초인적 집단의식을 훈련시킨다. 구글의 슈미트가 버닝맨 축제에서 시험한 건 거친 환경에서 어떻게 자의식을 조절하는가였다. 이 때문에 그는 창의성을 죽이지 않고 엄청난 성공을 이끄는 독특한 구글 문화를 이끌어냈다.

몰입의 절정에 오르면 창의성이 높아지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신경과학자들이 뉴로피드백 기술로 몰입 상태를 유도한 결과 실험 참가 군인들이 일반 기준보다 최대 490%나 빨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10년간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사악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최고 경영진은 몰입 상태에서 최대 500%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했다.

사악한 문제일수록 이성적이고 이원적인 논리는 무너지기 십상이지만 비일상적 상태가 안겨주는 정부의 풍부성은 특별한 관점을 제공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연결 관계를 파악하게 해준다는 게 골자다. 마음 챙김 수련이든, 장치를 이용한 자극이든 몰입은 사악한 문제에 사악한 해답을 분명히 제시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최고를 나머지와 구분하는 것은 투지나 더 나은 습관들이 아니라 우리의 무의식적 욕구를 조종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상태를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개척자들은 변성 상태에서 얻은 통찰로 모든 차이를 만드는 현대판 프로메테우스들”이라고 말했다.

◇불을 훔친 사람들=스티븐 코틀러, 제이미 윌 지음. 김태훈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 332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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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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