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지공만 안다구' 아름답고 고약한 반딧불이 세계

'형설지공만 안다구' 아름답고 고약한 반딧불이 세계

구유나 기자
2017.09.02 07:19

[따끈따끈 새책] '경이로운 반딧불이의 세계'

깊은 숲을 수놓는 반딧불이의 불빛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정작 반딧불이라는 곤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알고 나면 불빛은 더욱 경이롭다.

이 책은 반딧불이 생태 보고서이자 예찬서다. 생물학자 새라 루이스는 "반딧불이는 몸집이 작은 동물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아마도 지구 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곤충"이라고 극찬한다.

반딧불이는 모든 동물 종의 25%(약 40만 종)을 차지하는 딱정벌레목의 하위분류에 속한다. 남극을 제외한 세계 모든 대륙에 약 2000종이 고루 서식한다. 그중에서도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에서 가장 많은 종이 포착된다.

이 책은 반딧불이의 구애 방식과 성관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인간의 눈에 반딧불이의 빛은 희미하거나 좀 더 밝거나 할 뿐이지만 생태계 안에선 복잡한 질서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된다. 수컷 반딧불이는 이른바 '불빛 동기화'를 하는데, 구애를 위해 모두가 정확히 6번 불빛을 깜빡거린 다음 소등한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불빛은 펄스 지속 시간이 긴 불빛이다.

반면 반딧불이는 고약한 점도 있다. 두꺼비처럼 독성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에 피가 쓴맛이 나고 냄새가 역겨우며 맛도 고약하다. 많은 숲 속 생명체와 동거하면서도 거침없이 불빛을 내뿜을 수 있는 이유다. 이처럼 반딧불이는 다양한 방어기제를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시켜왔다. 책장을 덮고 나면 놀라움 속에 인간의 잣대로 '형설지공'(반딧불이와 쌓인 눈에 비친 빛으로 어렵게 공부한다는 고사)의 망 속에 반딧불이를 가둬만 두지 않았는지 슬그머니 반성도 하게 된다.

◇경이로운 반딧불이의 세계=새라 루이스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368쪽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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