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에 꼭 있다' 그들이 찻잔을 드는 이유

'효리네 민박에 꼭 있다' 그들이 찻잔을 드는 이유

배성민 기자
2018.02.25 08:30

[따끈따끈새책]다도-찻잔-차 지식 필요없지만 인생의 비밀 열쇠 '차의 기분'

‘외로움을 달래면서 외로움을 고양시킨다’

스스로 다방대표라고 소개하는 김인 작가의 책 ‘차의 기분’을 보면 모순같은 이 문장의 주인공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차(茶). 외로워서 마시고, 마시다 보면 외로운데 그 외로움 속에서 문득 인생의 비밀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

차에 대해 어려워하거나 낯설어하는 이들도 있다. 차의 종류나 기원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같고 찻잔이나 다기를 마련해야 할 것 같은 부담, 다도를 갖춰야할 것 같은 격식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저자는 차를 마시는 일을 걸레를 빨고 바닥을 닦는 일과도 비교한다.

방송에서, 역사에서 차는 남다른 아우라를 갖고 다가온다. 인기프로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차를 마시며 손님을 받기전 숨고르기를 하고 손님을 보낸 후에도 멍하니 고요히 차를 마신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때로는 ‘난 오빠가 타주는 차가 좋아’하는 무심히 내뱉는 말을 들으면서 ‘인생의 순간을 즐기는’ 부부에 동화된다.

물론 차가 의외의 상황을 전개시키는 일도 있다. 벌어지는 미국 독립전쟁을 불러일으킨 보스턴 차사건이나,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도 출발은 차에 대한 환호에서 비롯됐다. 아편전쟁도 중국과 영국간 차 무역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했고 ‘보스턴 차사건’도 영국의 지나친 차세(茶稅)부과에서 비롯됐다.

십년 넘게 차를 만들고 마시며 차와 사귄 저자는 좋은 것은 나누고 싶어 글을 썼다고 했다. 다도의 무거움과 티백의 가벼움 말고도 차와 친해지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 사실 저자는 틈틈이 시도 쓰지만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고 다방을 꾸리는 차 상인이라고 지인들에게 소개한다.

비우고 채우는 일을 반복했다 숨을 고르며 인생의 비밀을 찻잔을 들 때 알게 된다는 그의 책 일부다. ‘책 읽는 사람 옆에는 찻잔이 있어야 한다. 한 세계를 여행하는데 찻잔이 빠져서야’ ‘추사(김정희), 다산(정약용)도 외로워서 마셨을 것이다. 둘은 유배지에서 누구보다 외로웠다. 추사와 다산이 이뤄낸 성취들은 모두 외로움이 잉태한 것들이다. ~~. 차는 외로움을 달래면서도 외로움을 고양시킨다.’

◇차의 기분: 인생의 맛이 궁금할 때 가만히 삼켜보는=김인 지음. 웨일북 펴냄. 196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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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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