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없이 되살아난 명동..인도·동남아 관광객 발길 이어져

유커 없이 되살아난 명동..인도·동남아 관광객 발길 이어져

김온유 기자
2024.04.01 18:10
지난 3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포장마차 거리에서 외국인 2명이 길거리 음식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온유 기자
지난 3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포장마차 거리에서 외국인 2명이 길거리 음식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온유 기자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성지'나 다름이 없었던 서울 명동 상권이 중국인들 없이도 되살아났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유커의 빈자리를 속속 채우고 있다.

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3만244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월 대비 86%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일본의 방한 관광객도 각각 76%와 86% 수준으로 회복됐다. 여기에 미국과 대만 관광객도 각각 8.4%, 2.3% 증가했다.

실제로 최근 명동에 직접 나가보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붐빌 때는 앞으로 똑바로 걷기가 어려울 정도다. 특히 가족단위의 서양인들이 지나가던 발길을 멈추고 명동의 길거리 음식을 촬영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고,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구매한 한국 과자를 양손에 쥔 바구니에 가득 담아가는 장면도 흔해졌다. 중국 관광객 일색의 옛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명동 상인들도 중국인들도 북적대던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 A씨는 "요즘은 중국인들 말고도 동남아시아인이나 일본인도 많이 오면서 명동이 중국과 그외 국가 관광객으로 양분되는 모양새"라며 "우리 가게에선 일본인들이 화장품을 많이 구매하고, 다양한 외국 관광객들이 중국인이 줄면서 부족해진 매출을 채워주고 있다"고 전했다. 액세서리 가게 알바생인 20대 여성 B씨도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오기보다 일본·인도·동남아 등 각지 사람들이 골고루 온다"며 "명동이 중국인들의 성지라는 것도 옛말"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올 들어 방한하는 유커들의 경우 이전보다 쇼핑을 줄이고 콘텐츠 관광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관광 입문코스인 명동보다는 홍대와 성수동을 더 찾는다는 설명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커들의 수가 회복되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중국 관광상품들이 쇼핑을 하루로 줄이고 나머지는 자유 일정들로 채워 (유커들이) 성수나 홍대 등으로 많이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커들이 개별관광을 많이 하게 되면서 한 번 가본 곳보다 힙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뒤 "재방문이 많아지면서 특별한 목적이 아니면 쇼핑하러 명동을 가지 않게 됐다"며 "명동만의 특수성을 고민하는 등의 대안을 찾지 않으면 앞으로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30일 서울 명동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 모습/사진=김온유 기자
지난 30일 서울 명동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 모습/사진=김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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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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