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 문화 부처 수장에 기업인 출신 인사가 합류하면서 '문화의 산업화'에 속도가 붙는다.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장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5일 문체부에 따르면 2008년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가 합쳐 문체부가 출범한 뒤 임명된 11명의 장관 중 기업인 출신은 현 최휘영 장관 1명이다. 관광공사도 1962년 출범 이후 기업인 출신 사장이 임명된 것은 27명의 사장 중 박성혁 사장이 처음이다. 그간 문체부 장관과 관광공사 사장은 대부분 정치인이나 언론인, 관료, 교수 출신이 임명돼왔다.
내부적으로는 산업 경험과 조직 운영 역량을 갖춘 기업인 출신 인사가 구체적인 목표 설정, 방향 제시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컬처 300조', '3000만 외국인 관광객 달성' 등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요구하는 새 정부 기조와도 부합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즉각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치열한' 업무 계획과 세부 분석을 요구한다"며 "다른 인사들과는 다른 기업인 특유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성향도 기존의 문화 부처 업무와는 다르다. 구체적이고 수치화될 수 있는 업무 지시가 많다. 다음 주 취임 200일을 맞는 최 장관은 최근 업무보고에서 "정책은 많은데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이 안 된다"며 "(수정 후) 6개월 내 재점검하겠다"고 질책했다. 문체부 내에도 "정책 수립 시 경제적인 분석을 하고 구체적 기준을 세워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연 16% 이상 성장해 2028년 내에 3000만 관광객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부에 세부 실행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지난 2일 간담회에서는 "관광이 문화의 일부로 취급받던 관행을 깨고 우리나라 수출 3대 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어 있거나 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산하·공공기관 수장 자리에도 기업 출신 인사가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콘텐츠진흥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저작권보호원 등 문화 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관이 대상이다. 수장 인선을 앞둔 한 기관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산업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기업에서 실무적인 역량을 쌓은 인사가 성장 동력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화예술계의 반발은 숙제다. 예술인들은 문체부 산하·공공기관 수장에는 업계 출신의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최 장관의 임명 당시에도 60여개 문화예술단체가 지명 철회 성명을 냈다. 기업인의 임명이 문화의 순수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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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립예술단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정책 시행에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문화예술계와 소통이나 창작 생태계에 대한 이해는 모자라다"며 "기업 인사가 더 늘어나면 현장의 위기감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