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부터 생산까지 '바이오도시국가'

R&D부터 생산까지 '바이오도시국가'

싱가포르=신수영 기자
2009.11.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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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를 가다<상>

낮은 언덕을 오르자 구름다리로 얽힌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 오른쪽에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간판이 보인다. 저편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일라이릴리의 익숙한 붉은 사인이 걸려 있다.

바이오폴리스의 각 건물을 이어주는 구름다리.
연구자간 활발한 교류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바이오폴리스의 각 건물을 이어주는 구름다리. 연구자간 활발한 교류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곳이 바로 싱가포르 바이오메디컬 연구개발(R&D)의 핵심인 바이오폴리스다. 싱가포르 정부가 전 세계 '바이오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로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부다. 지난 2006년부터 기업들을 맞아들이기 시작해 지금은 9개 빌딩에 22개 기업이 입주했다.

아시아의 바이오도시국가(바이오폴리스) =과학자라면 건물 이름에서부터 호감이 높아질 지도 모르겠다. 빌딩들마다 지노모스(Genomos, 유전자라는 뜻), 나노스(Nanos) 등 상당히 '바이오메디컬'적인 이름이 붙었다.

지노모스에는 유전자 연구소가, 나노스에는 나노 연구기관이 있으리라는 짐작이 간다. 각 건물은 구름다리로 연결돼 동선을 줄였다. 그만큼 건물과 건물 간 이동이, 결국은 서로 다른 연구 영역 간 교류가 활발함을 의미한다.

바이오폴리스로 향하는 낮은 언덕. 
9개 빌딩에 22개 기업과 국책연구소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바이오폴리스로 향하는 낮은 언덕. 9개 빌딩에 22개 기업과 국책연구소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에는 기업 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바이오연구개발을 관장하는 과학기술청(에이스타) 산하 기관이 입주했다. 에이스타 산하 바이오기술연구회(BMRC)와 과학기술연구회(SERC)는 각 7개 연구기관을 거느리고 각 부분의 기초 R&D를 주관한다.

이들 기관과 기업에서 일하는 과학자는 2300명에 달한다. 그 결과 나타난 것은 공공과 민간의 '행복한 결합'이다.

경제개발청(EDB)의 바이오메디컬 담당 왕 야우 충은 "공공과 민간을 함께 입주시켜 서로 협력하도록 했다"며 "순수하게 R&D에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폴리스는 아직 확장 중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원노스(적도로부터 북쪽으로 1도 위에 있어 붙은 이름) 부근 부지를 4개로 나눠 매입해 차근차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2단지 건립이 끝났고 2010년 완공 예정으로 3단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에이스타의 홍보대변인 트리시아 후앙은 "2000년 이전에는 딱히 내세울 만한 곳이 없었다"며 "2000년 이후 각 기관을 설립하고 이런 기관을 포함한 산업단지를 만든 것이 지금의 바이오폴리스"라고 설명했다.

IT·BT 융합에 임상연구까지 한 지역서=바이오폴리스의 북쪽에는 2개의 초고층 빌딩으로 구성된 '퓨저노폴리스'(fusionopolice)가 있다. 지난 10월 건립된 퓨저노폴리스는 정보기술(IT)과 전자공학 연구가 중심이다.

두 곳이 힘을 합치면 생명공학(BT)과 IT·엔지니어링이 결합된, 제대로 된 융합(fusion) 연구가 가능해진다.

바이오폴리스 옆에 위치한 '퓨저노폴리스'.(조감도)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바이오폴리스 옆에 위치한 '퓨저노폴리스'.(조감도)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두 '폴리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싱가포르국립대(NUS) 등 학교와 병원 등이 있어 인력 교육과 공급, 임상을 담당한다. 교육기관으로는 NUS를 비롯해 싱가포르치대, 영류린약학대, 난양기술대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6년 미국 듀크대를 통해 미국식 프로그램을 들여온 일은 싱가포르 정부의 자랑거리다. 듀크대는 생명과학연구 분야에서 아이비리그 수준의 명문이다. 에이스타의 후앙은 "듀크대가 참여한 듀크-NUS대학원학교가 설립되면서 의대 졸업생이 25%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바이오폴리스에 공급되는 고급 두뇌도 늘어난 셈이다.

이 듀크-NUS와 싱가포르국립대병원이 바로 싱가포르 임상연구의 2대 축이 된다. 교육에서부터 기초 연구, 전임상, 임상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생산기지, 투어스 =의약품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제조는 서쪽 국경의 투어스메디컬파크에서 이뤄진다. 약 50년 전인 1962년 GSK가 첫 번째 아시아 생산 공장을 세운 곳이 이곳이다. 이외 머크, 노바티스, 론자, 제넨텍, 화이자, 와이어스 등 25개 기업이 투어스에 생산 공장을 뒀다.

EDB의 충은 "바이오폴리스를 중심으로 기관, 대학이 밀접하게 협조한다"며 "기초 발굴에서 시장에 나오기까지 전 과정을 싱가포르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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