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대책···DTI 완화로 급선회하나

정부 부동산 대책···DTI 완화로 급선회하나

강기택 기자
2010.07.19 18:02

서울지역 DTI 한도 10% 상향 조정 검토

정부가 오는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은 오는 2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어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주목 되는 부분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완화 여부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실수요자의 거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DTI 완화는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시장의 금융규제 완화 요구가 거센데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존 입장을 번복하기 위한 공론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DTI 완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발표를 사흘 앞두고 부처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막판 조율 작업도 물밑에서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강연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DITI 규제 완화를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영원불변한 정책은 없다"고 밝혀 완화 방침을 시사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주택거래 저조로 인한 실수요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DTI를 완전히 풀지는 않고 제한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지역 DTI 한도를 10%포인트 가량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0%, 50%인 서울 강남3구와 기타 지역의 DTI 한도를 10%포인트씩 올리면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역시 '현재로선'이란 단서가 따라 붙지만 지난 주말을 고비로 뉘앙스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16일 “(DTI 등 대출규제를) 과감히 완화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부드럽고' '유연한' 완화는 가능하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반대만 할 게 아니라 혹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앞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DTI는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을 때 쓰는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있을 때는 이를 신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최 장관은 "한번 (LTV, DTI 규제를) 해 놓고는 계속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동산은 '거래가 되면서' 하향 안정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19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 장관의 견해를 인용하며 "시장에서는 (부동산 관련) 금융규제를 조금씩 완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DTI 규제 완화에 부정적이었고 당도 이 문제에 대해 자제해 왔는데 이제 행정부에서 이야기가 나왔으니 공론화하지 않을까 예상 된다"고 운을 띄웠다.

국토해양부는 DTI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만희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달안 대책을 내놓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중인데 부처간 이견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면서도 "DTI가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TI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불과 한 달 전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결정했던 것을 사실상 뒤집는 것이어서 정부의 부담이 적지 않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DTI 규제 완화를 이번 대책에 넣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여당의 규제 완화 요구를 마냥 묵살하긴 쉽지 않다. 따라서 '정무적 판단'이 가미될 경우 DTI 규제 완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설사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시장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결국에는 꺼내 들 수 밖 에 없는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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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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