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차원 기업간 협력방안 마련, 공정위는 대기업 직접 조준 부당행위 조사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극복을 위해 고강도로 대기업 압박에 나섰다.
정운찬 총리의 주도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지경경제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들의 부당행위를 조사하고 특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전자, 자동차, 반도체 등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제조업부터 우선적으로 실태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협력업체와 영업이익률이 격차가 큰 삼성, 현대차, LG 등이 집중적인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총리실과 각 정부 부처에 따르면 재정부, 지경부, 노동부, 중소기업청 등은 정운찬 국무총리의 특별지시에 따라 ‘중소기업 현장점검단’을 구성해 이달초부터 전국 11개 공단에 있는 1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 부당행위에 대한 특별 실태조사를 진행중이다.
특히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공정위 실무를 총괄하는 박상용 사무처장에게 단장을 맡겨 강력한 조사 의지를 천명했다. 공정위는 이달말 실태조사 결과를 나오면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이 부당행위가 드러난 대기업에 대해 직원 현장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 같은 대대적인 대기업 부당행위 조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대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가 중소기업, 하도급 기업으로 파급되지 않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의 주요안건으로 ‘기업간 협력관계 선진화 추진계획’이 올리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 소관부처별로 실효성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정운찬 총리가 지난 20일 중소 상공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과거와 다를 것”이라며 "대통령이 너무 진보적으로 보이면 어떡할까라고 걱정할 정도로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해 일련의 정부 조치에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실물경제를 총괄하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8일 “(경제회복의) 파이는 대기업이 다 가져가고 있다"고 현대차를 직접 예로 들어 거론한 데서 잘 드러나듯이 정부가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대상은 주로 제조업 관련 대기업들이다.
정 총리 주재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순이익률이 12.8%, 현대자동차는 11.4%로 두 자릿수지만 두 회사의 협력 중소기업들은 각각 3.0%와 0.2%에 불과하다"고 말한 점 역시 정부는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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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남품단가 후려치기나 대금 결제 지연, 기술탈취 등 부당행위로 이익이 늘었다면 문제”라며 “혐의가 드러나면 예외 없이 현장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