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담합 조사 일사천리, 인위적 통제따른 인플레 우려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동수 위원장의 진두지휘 하에 물가잡기에 속력을 내고 있다.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물가기관을 자임한 공정위의 적극적인 공세에 재계는 일단 가격인상을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인위적인 가격통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물가잡기' 속도내는 공정위=김 위원장은 20일 오후 취임 이후 처음으로 현장방문에 나섰다. 장소는 서울 관악구 신원동의 신원시장.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방문해 현장물가를 체험하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공정위의 최근 '물가잡기' 행보를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느낀 체감물가와 애로사항이 추가 물가대책에 반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위원장이 직접 물가를 챙기면서 공정위의 물가조사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4일 만인 에 지난 6일 공정위에 태스크포스(T/F)형태인 '가격불안품목 감시·대응반'을 구성하는 등 조직개편을 통해 공정위를 물가관리기구로 전환했다.
공정위는 신설 TF 주도로 현재 밀가루와 두유, 커피 등 음료, 치즈, 김치, 단무지 등 반찬류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가·담합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유업체에 대해서는 원가정보를 요구하는 등 휘발유 가격과 관련된 자료를 모두 수거했다.
아울러 위원회 산하 경제분석팀에서 상시적으로 가격동향을 감시하고 있는 83개 민생관련 품목과 동조인상이 과다한 품목, 다른 품목의 가격인상을 이유로 편승해 가격을 올리는 품목을 순차적으로 선별해 직권조사를 예정이다.
◇금리·환율 묶고 가격통제? 인플레우려 고조= 공정위의 물가잡기가 속도를 내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리·환율정책을 묶어놓은 상태에서 공정위가 직접 물가관리에 나서는 것은 장기적으로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홍길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금리·환율정책 등 거시정책 수단을 기본으로 하되 선별적인 미시정책으로 보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부가 5% 성장을 위해 금리·환율정책은 묶어놓은 상태에서 공정위를 동원해 직접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인플레 압력을 잠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출신 인사도 쓴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05∼2006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허선 법무법인 화우 선임컨설턴트는 "가격의 인위적, 직접적 억제는 가격의 왜곡"이라며 "이는 시장메커니즘에 의한 자원의 최적 배분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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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컨설턴트는 "억제된 가격은 큰 비용을 치루고 언젠가는 다시 솟아오르게 돼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물가를 산업중립적인 금융정책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공정위 출신 인사도 "공정위의 물가잡기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억지로 눌러놓은 가격은 언젠가는 다시 오르기 마련"이라며 "금리, 환율 정책이 연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추후 더 큰 물가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