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외부로부터의 개혁 성공할까

금감원 외부로부터의 개혁 성공할까

진상현 기자
2011.05.04 17:25

MB 강력한 개혁의지, 농협 개혁 발단된 '가락시장' 떠올라..집권 후반, 전문성 등 변수

이명박 대통령이 4일 금융감독원을 찾아 직원들을 이례적인 강도로 질타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모습에서 지난 2008년 12월 '가락시장 발언'을 떠올린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당시 상인, 농민들과 만나 "농민을 위해 일해야 할 농협이 금융 사업에서 몇 조씩 벌어 사고나 치고, 간부들도 정치하는데 왔다 갔다 하면서 이권에 개입했다"고 농협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이후 농협에 대한 본격적인 수술이 시작됐고, 지난 3월 농협개혁 법안이 국회를 통과, 17년 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농협 개혁이 이뤄졌다.

농협 개혁 과정은 금감원 개혁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0년 이상 풀지 못한 해묵은 숙제라는 점, 저축은행 비리 등 각종 부정을 양산 또는 방조하는 고리로 인식되고 있는 점 등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개혁 의지와 역량을 불신했다는 점도 그렇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러분의 손으로만 하기에는 과거 우리가 해오던 관례를 보면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스럽다"며 외부로부터의 개혁을 공언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당장 금감원 개혁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TF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외부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TF는 구성이 끝나는 대로 근본적인 금감원 개혁과 개선에 대한 것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이날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체 개혁 방안도 논의 과정에서 함께 고려된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제3자적인 관점에서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제대로 고쳐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금감원의 자체 개혁안도 상당히 강도가 높은 만큼 감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저축은행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등도 개혁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불법 인출 및 비리와 관련해 대주주와 경영자, 일부 합세한 공직자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감사원도 금감원 조직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강력한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도덕적 해이라는 불신의 사슬을 끊고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만만치 않은 장애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최대 변수다. 임기 말 공무원들에 대한 장악력은 집권 초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혁 과정에서 시간 끌기 양상이 나타나고 내년 총선과 대선 분위기로 접어들게 되면 개혁 작업은 갈수록 힘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또한 금감원 조직과 업무에서 금감원 직원만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외부 개혁 작업이 금감원 내부의 방어논리를 뛰어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조직이 잠시 살기 위해서 편법으로 여러분들이 하려고 하면 안 된다"며 "이번 기회에 제도와 관행을 혁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은 과거에 있었던 대로 적절한 시간이 지나면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새로 부임한 금감위원장 또 감독원장 여러분들은 이러한 위기 앞에서 우리가 영원히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집권 4년차에 또 한 번 칼을 빼 든 이 대통령이 농협에 이어 금감원 개혁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