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가 정초부터 '위기설'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국가신용 등급 하향, 유럽 재정위기 본격화 등으로 지난해 8월 '위기설'이 불거진 점을 고려하면 벌써 다섯 달째다.
진원은 역시나 유럽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채 상환물량이 집중돼 있는 2월, 자본 부족에 시달리는 유럽 금융기관이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자산회수가 불가피한 만큼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것이 이번 위기설의 골자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로존 9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며 '불' 붙은 위기설에 '기름'을 부었다.
성장세를 잃은 실물경제도 위기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을 0%대로 추정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가 집중되는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급감, 당장 1월 무역수지가 24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대 선거와 북한 리스크 역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악재.
한국 경제의 '내우외환'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기설은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대외 여건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위기 불감증'은 경계해야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위기설에 휘청거릴 필요는 없다.
이런 위기설이 언제나 우리 내부에서 먼저 나온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우리 경제는 내부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 나왔던 위기설에 '이중고'를 겪었다. 근거 없는 위기설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제를 건실하게 만드는데 애를 쓴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갔었다.
지금 위기설도 그렇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대외 및 재정 건전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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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는 모두 한국이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한국은 위기 속에서 성장한다"는 평가까지 내놓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우리 경제에 가장 절실한 것은 최소한 경제 상태를 있는 그대로 믿는 긍정적 심리다. 우리 경제는 '하면 된다(can do)'는 믿음을 바탕으로 세계사에 기록될 압축성장을 이뤄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처럼 "노시보 효과를 지양하고 플라시보 효과를 되살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