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릴레이 '미친' 기름값, 대책 없는 정부는 '뒷짐'

최고가 릴레이 '미친' 기름값, 대책 없는 정부는 '뒷짐'

유영호 기자, 신희은
2012.02.23 17:05

휘발유값 ℓ당 1994원 역대 최고···정부 "유류세 인하 검토 안해"

전국의 기름 값이 49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더니 결국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기름 값은 상당기간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문제는 기름 값 폭등을 저지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 지난 1년간 기름 값을 잡겠다고 각종 대책을 동원한 정부도 대외발(發) 충격에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마지막 카드'인 유류세 인하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정부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값은 전날보다 리터(ℓ)당 2.24원 오른 1993.82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가인 지난해 10월31일 1993.17원보다 0.65원 높은 수준이다. 전국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 2일부터 49일 연속 상승했다.

전날 최고가를 기록했던 서울지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값도 같은 시간 전날보다 4.57원 상승한 2074.58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하루 만에 또다시 경신했다.

국내 기름 값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해법이 표류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한 국내 기름 값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원유수입 감축에 동참할 경우,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전년대비 12% 상승한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란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의 전망치는 배럴당 102달러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최고 180달러까지 폭등하고, 연평균 가격도 13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마땅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름 값 고공행진의 원인인 국제유가 강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 모두 정부의 통제력 범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 확대 등 보조적 성격을 띤 유가 안정대책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남은 것은 유류세 인하. 시민단체 등에서는 연일 공세를 높여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유류세를 내려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인하 효과는 크지 않은 만큼 시장 가격이 낮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지난해 유류세 세수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2010년보다 9779억 원을 더 걷었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세를 더 징수한 만큼 인하 여력도 그만큼 크다"면서 유류세 인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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