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제47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일반인과 특성화고 재학·졸업생 등 전국에서 모인 1876명이 총 48개 직종에서 기술 경진을 펼쳤다. 선수들은 땀을 흘리며 경기에 임했고, 가족과 지도교사 등 2만 여명은 열띤 응원을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기자의 눈엔 대회 주최 측인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설명대로 '기능인들의 축제'로 보였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만난 대회 심사위원 김인수(53, 가명)씨의 말을 듣고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김 씨는 "1970년대 우리나라에 산업화가 일었을 땐 정부가 기능인들을 적극 육성했다. 그 덕분에 산업이 발전했고,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잘 살게 된 것"이라며 "언제부턴가 나라에서 기능인을 홀대하다보니 숙련기술인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매년 기능경기대회가 열리지만 일부 입상자들만 빼곤 대다수 기능인들은 찬밥 신세다"고 꼬집었다.
김 씨에 따르면 우리나라(부산)에서 처음 국제기능올림픽 대회가 열렸던 1978년만 해도, 이 대회 출신들은 박태환이나 김연아처럼 '국민 영웅'이 됐다. 마을에선 카퍼레이드와 잔치가 열렸고, 기능인들은 대기업과 연구소에 취직하는 등 미래가 보장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학이 우후죽순 생기고, 실력보다 학력을 중시하는 풍조가 자리 잡은 탓에 기능인들이 점점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 기능대회 출신보다 명문대 출신을 우대하는 기업들의 행태에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었다는 얘기다. 그는 "나라에서 기능인들을 우대하지 않으면, 우리 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국민들은 "스포츠 강국이 됐다"며 열광했고, 카퍼레이드와 '국민 대환영회'도 열어줬다. 일각에선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도 했다.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41회 런던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우리 기능인들은 통산 1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기술 올림픽에서 한 번도 힘든 우승을 17번이나 했는데, 이를 아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기능인들이 그만큼 홀대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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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정부에선 최근 학력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열린 고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숙련기술인에 대한 정책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런 정책들이 하루빨리 국민들의 인식을 바꿔, '2013년 제42회 독일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들을 위한 카퍼레이드와 '국민 대환영회' 등이 열리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