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인수위 파견자 34명 중 장·차관만 12명, 10명중 9명 1급 달아
연초부터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가 공식 출범하면서 정부 각 부처 공무원 중 누가 인수위의 부름을 받을지에 관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 파견자들은 인수위원들과 손발을 맞추며 향후 5년간 국정의 밑그림을 같이 그리게 된다. '신력권의 디자이너'라는 별칭이 이를 반증한다. 특히 인수위 파견자 중 새 정부 출범 뒤 장·차관 등 고위직에 임명되며 승승장구한 선례가 많아 국장급 이상 공무원에게 인수위는 '출세의 보증수표'나 다름이 없다.
특히나 인수위 위상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번에도 결국 상황은 비슷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 엄동설한의 강추위에도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7일 머니투데이가 분석한 결과 지난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된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 34명 중 장·차관급으로 승진한 공무원은 무려 12명(35.3%)에 달한다.
최중경 당시 세계은행 상임이사(재정경제부)는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기획재정부 1차관, 주필리핀 한국대사,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거쳐 지식경제부 장관에 임명되는 등 승진가도를 달렸다.
김동연 기재부 2차관을 비롯해 이현동 국세청장, 성용락 감사원 감사위원, 정병두 인천지검장, 이강덕 해양경찰청장, 박현출 농촌진흥청장, 조원동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엄종식 전 통일부 차관,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현 경기관광공사 사장), 고(故) 김병일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상 차관급)도 모두 국장급 공무원으로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냈다.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자리로 '공무원의 꽃'이라고 불리는 실장(1급). 공직자 100만여명 중 선택받은 200여명 오를 수 있는 이 자리에도 인수위 파견자 중 18명(52.9%)이 선택받았다. 장·차관이 실장을 거쳐 임명되는 자리임을 감안하면 국장급 인수위 파견자의 88.2%, 10명 중 9명이 1급 승진에 성공한 셈이다.
현직에 있는 이호영 총리실 국정운영2실장, 심오택 총리실 사회통합정책실장, 김규옥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도태호 국토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 최희주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 조재정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임관빈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진경준 인천지검 2차장 검사가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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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전 금융위 사무처장), 윤수영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전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홍준석 대한LPG협회장(전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등도 모두 인수위 출신이다.
이강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국장은 대한석탄공사 사장을 거쳐 제19대 국회(새누리당, 원주을)에 입성했다.
그렇다면 인수위가 '출세불패'의 신화를 써내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수위 파견자들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양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인수위 파견자들은 조직 내 이른바 '에이스'급 공무원들이다. 인수위에서 정부 조직개편 등 각 부처의 미래와 직결된 이슈들을 다루다보니 능력이 출중한 직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인수위에서 앞으로 5년간 국정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만큼 새 정부의 철학과 국정과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 인수위 파견자들은 정부 출범 전 새 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활약할 인수위원들과 손발을 미리 맞출 수 있다. 본인의 활약여부에 따라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각 부처 장관으로 올 '거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실무형' 인수위를 표방하는 이번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도 비슷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일각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임무가 끝나면 각자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원대 복귀론'을 근거로 인수위의 위상 약화를 점치지만 역으로 '능력이 검증된' 사람을 쓰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실무형 인수위는 조용히 할 일을 충실히 하겠다는 의미"라며 "파견자로써는 밖으로 들어나지는 않아도 내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