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시대' 부작용 최소화가 조기정착 관건

'세종 시대' 부작용 최소화가 조기정착 관건

정진우 이언주 김세관 이현수 기자
2013.11.04 06:19

[길바닥 위의 공무원들-세종/서울 '기형 행정' 이대론 안된다⑤-3]연말 세종행 공무원들 "서울 대책 마련해야"

올해 말 세종청사로 이전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전력담당 공무원들은 올 겨울 전력수급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철이면 전력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전력관련 공공기관들과 협업이 이전보다 원활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것.

2단계 정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 정부청사 공사가 한창이다.
2단계 정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 정부청사 공사가 한창이다.

신규 발전소가 가동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통해 내년 여름부터 전력부족 사태가 없을 거라고 공언한 산업부지만, 현장에서 전력수급을 컨트롤하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를 수시로 방문하면서 전력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해온터라 그렇다. 이들 기관은 내년까진 서울에 있지만 2014년 전남 나주로 이전이 예정돼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이어 올 연말 세종시로 내려가는 부처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법으로 정해놓은 이주 시점에 쫓겨 무작정 내려가기보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과도기 방안'을 좀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분야 담당 공무원들의 하소연도 심각하다. 기업들과 수시로 만나야하는 업무 특성상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데 낭비되는 시간이 많아서다.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처럼 기업 관계자나 해외투자가들과 회의가 잦기 때문에 업무의 비효율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불만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기업들의 본사가 모두 서울이나 수도권에 위치해 회의를 한번 하려고 해도 서울에서 해야할 경우가 많다"며 "특히 통상담당 공무원들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회의를 하려면 각국 대사관들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부와 함께 올 연말 세종행이 확정된 문화체육관광부도 상황은 마찬가지. 국정홍보업무의 성격상 서울에 사무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체부 국민소통실 분석과의 '야간근무조'와 해외문화홍보원 등이 대표적이다. 7~8명 정도로 운영하는 야간근무조는 이른 아침 조간 모니터와 저녁시간대 신문 가판 확인 및 방송 모니터 등을 하는데, 서울 근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해외문화홍보원의 경우도 대통령순방지원이나 외신 분석 관련 업무자 등은 실제로 업무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해 안전행정부에 서울근무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문체부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에 따른 불편이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초반에 예외를 인정해 일부 팀을 서울에서 근무하게 한다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며 "불편을 감수하더라고 원칙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말에 세종시로 내려가는 보건복지부 직원들의 걱정과 불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복지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여성 직원 비율이 50%를 넘는다. 이에 따라 기혼인 여성 직원들은 남편의 직장이 서울이라, 미혼인 여성 직원들은 결혼과 연애를 이유로 서울에서의 출퇴근을 결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복지부의 한 서기관은 "서울에 출장을 자주 갈 것 같은데 집까지 처분하고 세종으로 내려가는 것이라 머물 곳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보완책 없이 시간에 쫓겨 무턱대고 세종으로 이전한다면 문제가 커진다는 지적이다. 업무의 중요성을 따져 이주 시점을 분산하거나, 서울 업무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부처 이전에 따른 과도기만이라도 보완책이 절실하다는거다.

정부 관계자는 "세종시를 행정중심도시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책과 업무의 효율성을 감안해 서울 일정이 많은 공무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2단계 정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 정부청사 공사가 한창이다.
2단계 정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 정부청사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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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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