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상반기 실태조사 후 하반기 현장 직권조사 실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공공기관(공기업)의 불공정 하도급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하반기에는 현장 직권조사까지 나서기로 했다.
유통업계에는 특약매입에 대한 비용분담기준을 정한 가이드라인을 2분기 중 제정하고 대리점 밀어내기를 차단하는 불공정행위 고시도 내달 중 제정키로 했다.
공정위는 2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공정위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함께 진행됐다.
◇공공기관 정상화, 유통구조 개선 주력=공정위는 상반기 중 공기업 거래업체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거래관행에 대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현장 직권조사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상위 7대 공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2009년 107개에서 지난해 151개로 늘어났다. KT의 경우 계열사 수가 54개에 이를 정도다.
공공기관과 자회사 간 내부거래, 공공기업의 중소기업 시장 진출 사례 등은 그간 심심찮게 발생해 물의를 빚어 왔다.
공정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공기업 A사의 100% 자회사인 B공사의 경우 매출액의 73%가 모기업과 내부거래에서 발생했고 이 중 99%가 수의계약이었다. 또 이동통신망을 보유한 기간사업자 C사가 2009년부터 기업 메시징 서비스 시장에 진출, 일부 고객에게 중소사업자의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 중소기업이 창출한 시장을 잠식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주무부처와 협업해 민간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자회사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불공정관행 개선 대책도 지속 추진된다. 공정위는 2분기 중 특약매입(대형 유통업체가 반품조건으로 상품을 외상 매입하고, 판매수수료를 제한 대금을 지급하는 거래)비용분담기준 가이드라인을 제정키로 했다. 특약매입과 관련해 판매수수료 외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를 집중 감시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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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리점들이 주문하지 않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공급하는 밀어내기 횡포를 차단하는 내용의 특정재판매거래 불공정행위 고시를 3월 중 제정하기로 했다.
◇R&D 협력에 담합규정 면제, M&A도 장려=공정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사전협의절차와 자료요구범위 등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3월 중 제정키로 했다. 대기업의 기술유용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하도급계약 체결 시 기술보호 관련 내용을 반영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하반기 도입키로 했다.
공동 R&D(연구개발)나 기술협력에 대해서는 담합기준 적용을 면제키로 했다. 시장점유율이 일정비율 미만일 경우 담합규정 적용을 면제하는 내용으로 공동행위 심사지침을 4분기 중 개정한다.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돼 사업자 간 혁신과 기술협력이 촉진될 전망이다.
M&A(인수합병) 활성화를 위해 경쟁제한 우려가 낮은 PEF(사모펀드), 유동화전문회사 등을 설립할 때 기업결합 신고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4분기 중 마련한다. 디지털 컨텐츠 개발 용역의 청약철회 범위도 합리적으로 규정하는 전자상거래보호법 개정안도 4분기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경제민주화 체감성과를 반기별로 평가, 보완하고 해외 진출한 우리 기업이 해당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차별적 법 집행을 받지않도록 브라질(4월), 일본(7월) 등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키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쟁입찰 비중 증가, 일부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 중기 현장체감도 개선 등 자발적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비정상정 거래관행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올해를 경제민주화 원년으로 삼아 중점 과제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