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저탄소차협력금이 탄소세? 사실은…

[뉴스&팩트]저탄소차협력금이 탄소세? 사실은…

세종=유영호 기자
2014.03.17 15:22

재정권 기반한 세금과 구조적 차이… "FTA 규정 위배" 주장도 '오보'

[편집자주] 보도되는 뉴스(NEWS)는 일반 시청자나 독자들에게는 사실(FACT)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뉴스가 반드시 팩트가 아닌 경우는 자주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머니투데이 베테랑 기자들이 본 '뉴스'와 '팩트'의 차이를 전하고, 뉴스에서 잘못 전달된 팩트를 바로잡고자 한다.

정부가 내년 도입하는 '저탄소차협력금제도'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에는 부담금을 부과하고, 반대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 제도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수입차업계에만 유리하게 설계된 역차별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도 이 제도를 '탄소세'로 칭하며 국내 자동차업계의 타격, 미국 등과의 통상마찰 우려 등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지적은 모두 맞는걸까.

◇저탄소차협력금은 '탄소세'다?=우선 저탄소차협력금은 이 제도를 비판하는 측의 주장대로 탄소세일까. '팩트'는 '아니다' 이다.

세금은 '국가가 재정권에 의해 국민으로부터 개별적인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강제적으로 획득하는 돈'을 의미한다. 하지만 저탄소차협력금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연동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부담금을 부과하는 구조로, 자동차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부담금을 납부할지 보조금을 받을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세금으로 볼 수 없다.

또 세금은 국가의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광범위하게 부과하는 반면 저탄소차협력금과 같은 부담금은 공익 증대를 위한 특정 사업의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 관계자에게 제한적으로 비용을 부담시키는 점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탄소세'라는 명칭은 옳지 않다.

◇FTA 규정 위반이다?=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형차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 자동차업계는 저탄소차협력금제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한·미 FTA 협정문 제2.12조에는 엔진 배기량에 따른 차등 과세를 금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차종간 세율의 차이를 확대하기 위해 차량 배기량에 기초한 새로운 조세를 채택하거나 기존의 조세를 수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탄소차협력금은 세금이 아니기 때문에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제도는 배기량이 아닌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기본해 보조금-부담금을 정하는 구조이다. 실례로 현대 소나타, 미국 링컨 MKZ는 배기량이 2000cc(가솔린)로 동일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7g/㎞, 174.0g/㎞로 큰 차이를 보인다.

◇국산차 역차별?=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저탄소차협력금이 국산차를 역차별하는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등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받지도, 부담금을 내지도 않는 중립구간에 국내 대표적인 중형차인 쏘나타, 기아 K5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잠정적으로 확정한 상태다. 각 구간별 자동차 분포도를 예상하면 보조금 구간이 국산차 22.6%, 수입차가 14.9%로 국산차가 더 많다. 반면 부담금 구간은 국산차가 33.6%, 수입차가 51.4%로 수입차가 더 많다. 국내 자동차업계를 배려해 설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2009년 도입을 추진해 2013년 7월 시행하려고 했다가 국내 자동차업계의 준비시간을 준다는 명목아래 2015년 1월로 도입을 유예한 상태다.

노영기 중앙대 경제학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차비중은 10% 미만으로 일본(30.6%), 영국(31.0%), 프랑스(39.0%) 등에 비해 현격히 낮은 상태"라며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인 것도 왜곡된 자동차 소비 구조의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형차 중심의 국내 자동차업계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연비 확대와 CO2 배출 줄이기에 노력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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