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르드정부 "뇌물 아니다"… 석유공사등 입금내역 공개

[단독]쿠르드정부 "뇌물 아니다"… 석유공사등 입금내역 공개

세종=유영호 기자
2015.03.17 16:14

글로벌석유기업 다수 거래 '공식계좌'… "인허가 불이익 검토" 외교전문 '후폭풍' 예고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뇌물 통로' 논란에 휩싸인 영국 런던 HSBC 계좌의 거래 내역을 정부와 국회에 공개했다. 한국석유공사(KNOC) 이외에도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사업비를 거래한 '정상 계좌'인 것으로 확인됐다. KRG는 공식 사과 등 후속조치가 없을 경우 사업 인허가 등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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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KRG HSBC 계좌 입금명세서'를 보면 석유공사는 '뇌물 통로' 논란이 되는 KRG의 HSBC 계좌에 서명보너스 3140만달러(약 355억원) 이외에도 2억410만달러의 대금도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RG는 이 계좌가 석유공사뿐 아니라 스터링에너지, 헤리티지에너지, 걸프키스톤 등 글로벌 석유기업들과의 생산물분배계약(PSC) 대금을 거래한 '정식 계좌'란 점을 분명히 했다. (사진의 summary 부분)

이런 계좌 내역은 전숙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의 폭로한 '뇌물 통로' 의혹과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전 의원 등은 석유공사가 유전개발사업 참여의 대가로 KRG에 3140만달러의 서명보너스를 지급했는데 이 돈이 뇌물로 추정된다고 폭로했다. 석유공사가 아슈티 하우라미 KRG 천연자원부 장관이 지정한 HSBC 계좌에 입금했는데, 이 계좌가 정부 공식 계좌라는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전 의원은 "HSBC 계좌로 입금된 돈이 KRG 계좌로 입금된 증거가 없다"며 "이 돈을 하우라미 장관 등 KRG 고위관료 뿐 아니라 국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과 나눴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RG가 HSBC 계좌를 통해 글로벌 석유기업과 총 5억달러 이상의 '거액'을 주고받은 것을 감안할 때 정부 공식 계좌로 봐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전 의원 등이 요구하고 있는 서명보너스 사용내역 공개와 관련해서도 KRG는 생산물분배계약(PSC) 대금 및 서명보너스의 사용처 자료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KRG로부터 돈을 주고 20년간 유전을 산 셈"이라며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에 고등훈련기(T-50) 16대를 판 걸 가지고 인도네시아 국회의원이 우리 정부는 부패한 정부라며 돈의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RG는 비공식적으로 보낸 외교 전문을 통해 공식 사과 등 합당한 후속 조치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허가 등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KRG가 환경, 노동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시작하면 사실상 유전개발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석유공사가 쿠르드 지역에서 진행 중인 유전개발사업은 모두 3개다. 하울러 광구(투자금 1억1935만달러)는 2억6000만배럴의 원유매장량을 확인해 상업생산에 돌입했고, 상가우사우스 광구(1억3066만달러)는 확인한 원유매장량에 대한 상업적 평가를 진행 중이다. 바지안 광구(1억4909만달러)는 원유가 발견되지 않아 사업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자원개발업계 관계자는 "쿠르드 사업은 이제 투자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진행하는 시기"라며 "지금 사업이 좌초된다면 4억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는 만큼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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