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사회 바뀌려면 공평한 교육과 함께 아동학대 사라져야(1)

리더의 부재(不在)
2002 한·일 월드컵의 명장 거스 히딩크 국가대표 감독, 자동차·중공업·건설 등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현대그룹의 창업자 故 정주영 회장, 영화 ‘명량’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리더들이다. 우리가 이런 리더에게 열광하고 그들의 리더십이 매번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그들의 훌륭한 리더십도 있지만, 그만큼 현대인들이 ‘진정한 리더’의 부재에 갈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건을 비롯해 최근의 메르스 사태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국가적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믿고 따를 리더가 없다. 컨트롤타워는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며 탄식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더 이상 희망은 없는 것인가.
표창원의 숨은 리더 찾기
더리더에서는 7월호부터 ‘표창원의리더 인사이드(Leader Inside)’를 신설한다. 이 코너에서는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표창원 소장이 매월 여·야 정치인과 지자체장, 공기관장 중 차세대 리더로서 주목해야 할 사람들을 만나본다.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를 찾아 헤매는 이들을 위해 범죄심리학 전문가 표창원 소장이 나선 것이다.
경찰관 생활을 마치고 경찰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표창원 소장은 2012년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의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경찰대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하며 교수직을 사의했다. 표 소장은 이후에도 본인의 정치적 소신과 견해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현재는 범죄연구소 활동과 함께 방송과 저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리더 인사이드’에서는 표 소장의 날카롭고도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대한민국이 원하는 ‘진정한’ 리더를 발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리더 인사이드의 첫 번째 주인공은 새누리당의 신의진 의원이다. 신의진 의원은 저명한 소아 정신과의사 출신으로 과거 아동 성폭행 ‘조두순 사건’의 피해아동인 ‘나영이’의 주치의였다. 신의원은 비례대표로서 정치계에 입문한 후, 아동청소년 보호와 성폭력 방지 등을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명 정신과의사의 국회의원 입문기
표창원: 의원님, 안녕하세요? 의정활동에 무척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부군께서도 저명한 의사이시고 자녀분들도 아직 학생이죠? 국회의원이 된 아내와 엄마에 대한 기대나 요구가 많을 텐데 반응, 어떻습니까?
신의진: 사실 저희 집은 제가 1998년부터 어린이 성폭력사건을 많이 맡으면서 TV에도 자주 나오고 해서 아이들은 면역이 많이 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말하자면 큰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엄마 뭐하시니?” 하고 물으니 “성폭력이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웃음) 그래서 선생님이 너무 놀라셨다고 합니다.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성폭력과 연관이 되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성폭력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했던 만큼 아이들은 당연하게 제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우리 엄마가 성폭력 문제를 퇴치하기 위해 국회가 가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다 자라서 큰 아이는 군대를 이제 막 제대했고 작은 아이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엄마가 국회에서 일하는데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을 보며 사회를 바꾸는 일을 해야 하는 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표창원: 제가 알기로 의원님은 국회의원이 되시기 전에는 아동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치료를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던 국내 최고의 소아정신과 의사셨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정치를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조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정치에 투신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신의진: 저 역시 제가 국회에 와서 일을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그때 정부와 어린이 성폭력 관련 일을 많이 하면서 각을 많이 세웠었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당시에 제가 느끼기에는 일을 하는데 있어 원칙도 없는 것 같고, 모순이 많아서 싸울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조두순 사건을 맡으면서 유난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심지어 무슨 이야기까지 했었냐면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대책은 여성가족부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에서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습니다.
그런 제가 정치권에 오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인 2012년에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하기 일주일 전이었습니다. 당시 권영세 사무총장이 제게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당시에는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알지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제안을 받고 나서 성폭력과 관련된 정책 같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4년 임기이기 때문에 학교는 휴직이 가능해 임기 후에도 다시 돌아갈 수 있기도 했고…그래서 저로서는 ‘평생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이 성폭력에 관련해서 제가 모순이라고 느꼈던 정책도 고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정치라기보다는 정책의 변화를 위해 다소 쉽게 결정 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국회의원 신의진의 고군분투 국회 적응기
표창원: 국회의원으로 지내신 지 이제 3년, 어떻습니까, 만족하십니까?
신의진: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이제야 겨우 적응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국회에 막상 와보니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결코 정책관련 업무만 하는 위치가 아니라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정책을 하는 부분이 있고, 정부를 견제하고 법안을 입안하는 역할도 있고, 정무적인 역할도 있습니다. 제가 그 동안 정책적인 일들은 했지만 정무적인 부분들은 처음으로 배웠기 때문에 이제 겨우 익숙해지고 있는 입장입니다. 그런 면에서 평생 국회의원이라는 길을 가기 위해 준비해오신 분들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한 입장입니다. 국회의원에 대해 이제 겨우 알아가는 정도입니다.
표창원: 아무래도 직접 선출된 지역구 의원이 아니라 전문성을 대표해 위촉 받은 비례대표로서 정치적 지지기반은 많이 약할 텐데요. 선출직은 날 뽑아준 지역 분들이 뒤에 있어서 힘이 있는데 그러 면에서 비례대표로서 느끼는 한계나 어려움 같은 게 있을 것 같은데…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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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처음에는 잘 몰랐다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대신 비례대표의 좋은 점은 지역구 현안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어떤 정책을 깊숙이 파면서 정부를 견제하고 한 분야를 이루기엔 좋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성폭력과 관련해서 ‘해바라기 아동센터’라는 어린이치료전담센터를 여성가족부와 함께 기획해서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 있어 많은 모순점들을 여성가족위원회에 들어가 의정활동을 하며 고쳐왔고, 현재는 잘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장점이 있는 반면에 보시다시피 정치적 지지기반이 없다 보니 다른 부분에서는 제가 내는 목소리가 약해질 수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역구에 기반이 탄탄하고 정치적 견지에 강한 의원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3선정도 되는 이런 의원 분들과 관계를 원만히 하면서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가지고 그분들을 설득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십니다.
잘 아시다시피 작년에 아동학대 특례법이 생겼죠? 그 동안은 아동 복지법에 묶여있다가 아동학대 처벌에 대한 특례법이 생겼지만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학대 받은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떼놓을 순 있는데 그 이후에 그들을 돌볼 돈이 없다는 얘기 입니다.
필요한 금액이 100억원이 넘는데 기재부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고, 아이들은 투표권이 없으니 선뜻 나서서 챙기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것을 마련하기 위해 여당의 원내대표님, 야당의 원내대표님을 수시로 찾아 다니면서 거의 애걸복걸 하다시피 해서 지역구 의원들이 자기 지역 예산 챙기듯이 다시 그 돈이 마련 됐습니다. 본인이 힘이 부족해도 절실하게 쫓아다니면서 힘있는 분들을 설득하면 힘이 생깁니다. 그런 면에선 큰 아쉬움은 없으나 단지 제가 정치가로서 정치적 비전을 가지고 리더가 된 부분은 굉장히 부족했다고 봅니다.

두 가지 시선-국회의 안과 밖
표창원: 정신과의사로서 환자나 환자부모님들을 설득해 왔던 기술과 기법을 그대로 적용해오신 거네요. 아무래도 그런 설득력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최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밖에서 볼 때 관련분야 소아청소년 정신의학계나 성폭력 퇴치나 피해자 치료에 있어서 추진력 강하고 직설적이고 타협하지 않는 분이었는데…정치인들은 저희가 봤을 때 노회하고 권모술수가 뛰어난데, 그 속에서 힘들지 않으셨나요?
신의진: 제가 아직은 큰 정치를 안 해보다 보니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것이 나쁜 의미이기 보다는 배워야 할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가 ‘왜 그런 모습이 되었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정치가의 제일 중요한 점인 균형을 찾는 것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예전 학자시절엔 소신 있게 말하면 되는데 정치가는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얘기도 옳고 저 얘기도 옳고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그분들이 소신이 없느냐? 그건 아니고 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함부로 내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제가 한 마디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백 마디를 참는 것이 이 자리 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정치권에서 일을 하면서 훨씬 인간적으로 성숙해야 하고, 균형감각도 찾아야 하며 이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기술도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평생 못해봤던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에 대해서 어떤 면은 지나치게 나쁜 쪽으로 편향되게 보도되는 면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표창원: 국회의원이 되시기 전에 국회를 보시던 시각과 직접 부딪혀보시니까 뭔가 많이 달라지셨습니까?
신의진: 그럼요. 그리고 저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습니다. 아마 일반인분들도 잘 모르시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자리가 중요한 이유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결정을 하던지, 결정을 돕던지, 잘못된 결정을 수정하던지 하는 자리기 때문에 제가 만약 이런 자리 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여기에 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준비된 사람이 정치가라는 자리에 오게 되면 너무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저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살아야 할 나이가 되었잖아요? 그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참 좋은 자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자 하면서 경쟁이 치열하고 과열되는 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신의진 의원이 본 대한민국 국회
표창원: 국회에 대해 조금 더 여쭤보고 싶습니다. 앞서 조금 말씀해주셨지만 외부에서 바라본 국회는 부정적이지 않습니까? 분열, 정쟁, 편가르기, 억지부르기 등… 직접 겪어보신 모습은 어떠신가요?
신의진: 그것도 굉장히 보여지는 모습인 것 같아요. 실제로는 더 심각해요. 심각하다는 것이 다른 의미가 아니라 결정을 하고 일을 하는 것이 결코 가볍지가 않아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그런 이유는 많은 분들이 말하길 우리나라 권력구조가 그렇다고 합니다. 대통령 직선제에 의해 승자독식이 맞습니다. 지금은 양당구도로 되어있다가 아주 작은 차이로 대통령이 나오면 싹쓸이 하듯이 다 가져가잖아요? 저도 그게 정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 차이는 많이 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국민들이 반반 지지한다는 이야기인데 한쪽이 조금 더 받았다고 다 가져가면 어떤 일이 일어나냐 하면, 전 대통령이 한 것을 싹 없애버립니다. 저도 그게 이상하다고 보는데 우리국가가 발전하는데 있어서 이런 식의 국정운영이나 정치적 운영이 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래서 개헌은 해야겠구나 해서 그런 모임에 많이 쫓아다니고 서명도 했습니다. 정치가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큰 부분이 우리가 민주주의가 성숙된 역사가 짧다 보니까 권력을 쥐면 싹쓸이 해 버리는 부분들을 고치지 못한 것입니다. 다른 나라를 보십시오 몇 백 년에 걸쳐 민주주의가 성숙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는데 우리는 고작 광복 70년입니다. 압축 경제 성장 만큼이나 민주주의 발전도 압축되어서 왔습니다. 이런 부작용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시행착오를 겪고 승자독식의 권력구조를 없애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국민 미래를 위해 결정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표창원: 야당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3년간의 경험에서 보신 야당, 야당의원들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부탁 드립니다.
신의진: 사실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여당이나 야당 의원들 모두 크게 차이가 없는데 권력을 잡기 위해 이편 저편 하다 보니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뒤에 가면 다 이야기하고 풀립니다. 저는 정치를 할 때 겉으로 보여지는 게 있고 뒤에서 협의하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 뒤에서 협의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간의 신뢰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각 의원들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다 표시가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과 야당이 거의 유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단지 당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뿐이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프로필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1964년 4월 10일 출생(부산광역시) / 연세대 의학학사 / 연세대 대학원 정신과학 석사 / 연세대 대학원 정신과학 박사 /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의사 / 해바라기 아동센터 운영위원회 위원장 /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 국회 아동·여성대상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 / 새누리당 아동학대근절 태스크포스 위원장 / 現 제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
▶표창원 범죄심리학연구소 소장
1966년 5월 3일 출생(경상북도 포항) / 경찰대 행정학 학사 / 엑시터대 대학원 석·박사 / 경찰청 제도개선기획단 연구관 /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 / 경찰청 범죄심리분석 자문위원 / 한국성폭력상담소 전문위원 / 한국 경찰발전연구회 회장 / 아시아경찰학회 회장 / 미국 샘휴스턴주립대 형사사법대학 초빙교수 /現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