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기간제법 '2+2 연장' 일방적 명시.. 대신 해명한 정부

여당의 기간제법 '2+2 연장' 일방적 명시.. 대신 해명한 정부

세종=우경희 기자
2015.09.17 15:30

이기권 장관 "노사정 논의결과 적극 반영할 것"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5.9.14/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5.9.14/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당이 발의한 노동시장 개혁 법안에 대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해명에 나섰다. '비정규직 계약기간 2년 연장' 등의 내용은 법 초안이기 때문에 단정적 표현을 썼을 뿐 앞으로 노사정 논의를 통해 조율되는 내용이 모두 법에 반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법안을 애매한 표현으로 발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며 "노사정 논의에 따라 발의한 법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추가항목을 뒀으며, 안전장치가 더 필요하다면 추가적으로 조치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안이 노사정위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법 개정이 필요한 5대법안(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기간제근로자법·파견근로자법) 내용을 여당에 제출했다. 여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를 당론으로 발의했다. 본격적인 노동개혁안 입법작업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가 만들고 여당이 발의한 내용 중 기간제법 등에 대해 정부안을 기반으로 한 단정적 표현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노사정은 대타협안에서 "기간제의 사용기간 및 갱신횟수, 파견근로대상 업무, 생명안전분야 비정규직 사용제한, 노조의 차별신청대리권, 파견과 도급 구분기준 명확화, 근로소득 상위 10%에 대한 파견규제 미적용, 퇴직급여 적용문제 등은 노사정 공동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진행해 대안을 마련한다"고 정한 바 있다. 다시 논의해 합의하고, 합의된 내용을 정기국회 법안 의결시 반영한다는 거다.

그런데 정부·여당의 법안에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예외적 연장 허용(2+2)'이라는 내용이 확정적으로 포함됐다. '35세 이상 근로자가 직접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연장기간이 만료될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로 전환, 전환하지 않을 경우 이직수당 지급' 등 정부 원안을 그대로 담았다. 노동계가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다며 반대한 그 내용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환노위 간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2015.9.16/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환노위 간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2015.9.16/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사정위 노동계 주체인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여당의 당론에 대해 "사실상 노사정합의문에 대한 일방적 파기"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강행 추진할 경우 노사정합의의 무효까지 주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노사정 논의를 끝내고 입법발의를 하면 시간상 입법이 불가능하다"며 "일단 입법안을 발의하고 2~3개월에 걸쳐 충분히 노사정이 논의해 논의결과를 반영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표기의 문제일 뿐 노사정 논의결과를 법에 반영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거다. 이어 "지금부터 속도감있게 논의해 의결 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차별신청대리권 등 노동계가 요구했던 내용이 법안에 명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논의된 내용을 법안에 일일이 다 넣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노동계 요구 뿐 아니라 경영계가 요구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빠져있는 부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차별시정에 대한 신청권은 논의가 되면 법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대타협에서 확정이 안 된 사안은 법조항에 단서를 달거나 복수의 안을 만들어 일단 당론으로 하는 등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노동계를 배제하고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을 드러낸게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야당과 격돌했을때를 대비해 카드를 하나 벌겠다는 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해 "비정규직 관련법안은 10월 하순~11월께 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되지 않을까 한다"며 "현장토론과 당사자 의견수렴을 통해 이들의 의견이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정비로 인한 임금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 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노사정은 대타협안을 통해 근로시간을 현행 최대 64시간에서 52시간(특별연장 포함 60시간)으로 줄이고, 통상임금 범위는 확대했다. 이 장관은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했을때 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추가근로에 대한 임금 할증률 등을 충분히 고민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추후 논의하기로 한 일반해고 지침(근로계약 해지)과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임금피크 도입) 관련해서는 "정부가 절대로 일방적으로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내 추진할 수 있을지 문제는 노사정이 협의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충분히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제89차 본위원회에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노사정은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운영을 내년 9월 18일까지 1년 연장해, 주요 쟁점인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와 취업규칙 변경 완화, 비정규직 이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2015.9.15/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제89차 본위원회에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노사정은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운영을 내년 9월 18일까지 1년 연장해, 주요 쟁점인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와 취업규칙 변경 완화, 비정규직 이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2015.9.15/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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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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