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장관 "노사정 논의결과 적극 반영할 것"

여당이 발의한 노동시장 개혁 법안에 대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해명에 나섰다. '비정규직 계약기간 2년 연장' 등의 내용은 법 초안이기 때문에 단정적 표현을 썼을 뿐 앞으로 노사정 논의를 통해 조율되는 내용이 모두 법에 반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법안을 애매한 표현으로 발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며 "노사정 논의에 따라 발의한 법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추가항목을 뒀으며, 안전장치가 더 필요하다면 추가적으로 조치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안이 노사정위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법 개정이 필요한 5대법안(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기간제근로자법·파견근로자법) 내용을 여당에 제출했다. 여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를 당론으로 발의했다. 본격적인 노동개혁안 입법작업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가 만들고 여당이 발의한 내용 중 기간제법 등에 대해 정부안을 기반으로 한 단정적 표현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노사정은 대타협안에서 "기간제의 사용기간 및 갱신횟수, 파견근로대상 업무, 생명안전분야 비정규직 사용제한, 노조의 차별신청대리권, 파견과 도급 구분기준 명확화, 근로소득 상위 10%에 대한 파견규제 미적용, 퇴직급여 적용문제 등은 노사정 공동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진행해 대안을 마련한다"고 정한 바 있다. 다시 논의해 합의하고, 합의된 내용을 정기국회 법안 의결시 반영한다는 거다.
그런데 정부·여당의 법안에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예외적 연장 허용(2+2)'이라는 내용이 확정적으로 포함됐다. '35세 이상 근로자가 직접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연장기간이 만료될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로 전환, 전환하지 않을 경우 이직수당 지급' 등 정부 원안을 그대로 담았다. 노동계가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다며 반대한 그 내용이다.

노사정위 노동계 주체인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여당의 당론에 대해 "사실상 노사정합의문에 대한 일방적 파기"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강행 추진할 경우 노사정합의의 무효까지 주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노사정 논의를 끝내고 입법발의를 하면 시간상 입법이 불가능하다"며 "일단 입법안을 발의하고 2~3개월에 걸쳐 충분히 노사정이 논의해 논의결과를 반영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표기의 문제일 뿐 노사정 논의결과를 법에 반영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거다. 이어 "지금부터 속도감있게 논의해 의결 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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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차별신청대리권 등 노동계가 요구했던 내용이 법안에 명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논의된 내용을 법안에 일일이 다 넣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노동계 요구 뿐 아니라 경영계가 요구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빠져있는 부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차별시정에 대한 신청권은 논의가 되면 법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대타협에서 확정이 안 된 사안은 법조항에 단서를 달거나 복수의 안을 만들어 일단 당론으로 하는 등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노동계를 배제하고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을 드러낸게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야당과 격돌했을때를 대비해 카드를 하나 벌겠다는 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해 "비정규직 관련법안은 10월 하순~11월께 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되지 않을까 한다"며 "현장토론과 당사자 의견수렴을 통해 이들의 의견이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정비로 인한 임금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 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노사정은 대타협안을 통해 근로시간을 현행 최대 64시간에서 52시간(특별연장 포함 60시간)으로 줄이고, 통상임금 범위는 확대했다. 이 장관은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했을때 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추가근로에 대한 임금 할증률 등을 충분히 고민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추후 논의하기로 한 일반해고 지침(근로계약 해지)과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임금피크 도입) 관련해서는 "정부가 절대로 일방적으로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내 추진할 수 있을지 문제는 노사정이 협의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충분히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