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민자 300만 시대..'이민'개념도 아직 없다

2020년 이민자 300만 시대..'이민'개념도 아직 없다

세종=정혜윤 기자
2016.01.04 03:27

['60조' 이민경제, 新성장지도 그린다]<1>-③체류외국인 계속 늘고 있지만, 정책은 5개 부처 제각각

[편집자주] 정부가 2018년부터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이기로 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구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이민자) 수는 2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전체 국민의 약 4%다. 이는 GDP(국내총생산)로 환산했을 때 60조원(2015년 GDP 1600조원 기준)에 달한다. 이민자들은 이제 대한민국 경제에 없어선 안 될 구성원이다. 머니투데이는 '2016년 신년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 이민자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이민정책이 필요한지 진단해본다.

국내 체류외국인(이민자)이 180만명을 넘어섰다. 10년 전 74만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체류외국인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통합된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민'에 대한 통일된 개념이 없는 탓이다. 각 부처에서 임시방편으로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을 위한 정책을 따로 쏟아내고 있다.

4일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매월 발표하는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51만5399명이며 이 가운데 체류외국인은 186만81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은 지난해 기준 0.4%를 기록한데 반해 체류외국인은 전년 말 기준(175만6031명) 5.9% 증가했다. 2000년 이후 이주노동자와 여성결혼이민자 등 외국인 체류자는 1%를 채 넘지 못했던 국내 인구증가율에 비해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05년 국내 체류외국인이 74만746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2006년 91만149명으로 90만명을 넘어섰고, 2007년(106만 6273명)엔 국내 체류외국인 100만 시대에 들어섰다. 이후 △2008년 115만8866명 △2010년 126만1415명 △2012년 144만5103명 △2013년 157만6034명 △2014년 179만7618명 등 꾸준히 늘었다.

이 추세면 올해 체류외국인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통계 관련 전문가들은 2020년에 국내 체류외국인 수가 3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총 인구수의 약 8% 수준으로, '다문화사회'로 일컬어지는 영국, 독일, 프랑스의 현재 외국인 체류 비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국내 체류외국인 수가 점차 늘고 있는데 반해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이 없다는 것. 일반적으로 이민이란 국가와 국가간 경계를 넘는 사람들의 이주를 뜻한다. 이주해서 산다는 것은 단기적인 여행이나 일시적인 거주가 아닌, 중·장기간 거주하거나 영구거주의 의사를 갖고 새로 이주한 지역에서 삶을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UN(국제연합)은 적어도 1년 이상 체류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민자'로 정의한다. 우리 정부도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하곤 있지만 아직 '이민'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 '이민'이 법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정책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 1980년대 이전까지 한국은 광부, 간호사 등 내국인의 외국 노동이주를 장려하는 출국 이민정책에 힘을 쏟았다. 그러다 1990년대 이후,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한국 유입이 점차 많아지면서 입국 이민정책에 무게가 더 실리기 시작했다. 현재 이민정책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외교부 등이 각각 외국인노동자정책, 여성결혼이민자정책, 외국인유학생정책, 외국국적동포정책, 북한이탈주민정책 등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총괄하는 이민정책 혹은 통합 외국인정책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결혼 이민자 문제와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우리 정책의 주 관심사가 됐다"며 "전체적인 이민정책의 틀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부, 고용부 등이 복지차원에서 이민정책을 따로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부처별로 보면 기획재정부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우수한 외국인력들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활용지에 대해 정책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마찬가지로 이민을 단순 노동 인력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여성가족부는 주로 국적을 취득한 전후 우리나라에 정착해 살고 있는 여성 중심의 다문화가정 정책에 중점을 둔다. 비자 등 출입국 관리를 총괄하는 법무부는 한국에 입국한 후 출국할 때까지 모든 체류외국인의 이동, 흐름을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부처별로 제각각 정책을 만들다 보니, 중복되거나 충돌이 생기는 일이 잦다. 이민에 대한 통일된 개념과 이에 따른 전체 총괄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가 수면에 떠오르게 된 이유다. 김태환 한중대학교 교수는 "각 부처별로 이민지원책을 따로 운영하다보니 예산만 낭비될 뿐 실질적 효과가 없다"며 "이민에 대한 법 개념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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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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