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통계청장의 ‘데이터휴머니즘’]

우리 회사에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빌 게이츠가 스카우트된다면 평균 연봉은 크게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직원이 퇴직할 때까지도 평균 연봉을 만져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평균이 내포하고 있는 함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평균과 함께 중앙값과 최빈값 등을 함께 파악하여야 현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평균 이외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실을 호도할 수 있는 통계의 함정들이 있다. 지난 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 절반(48.8%)이 첫 직장서 최저임금을 못 받는다’는 다소 자극적인 분석이 등장한 적이 있다. 하지만 통계의 포괄범위와 작성기준을 이해하면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년층 첫 일자리 경험자의 범위에는 근로자가 아닌 창업자도 포함되며, 주 40시간 근무를 채우지 못하는 시간제도 포함된다. 반면, 최저임금월액은 주 40시간근무를 전제로 임금근로자만을 대상으로 산정된 금액이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월평균임금으로 최저임금월액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사실의 왜곡이다.
통계는 거짓말을 모르고 죄도 없다. 다만 통계가 무엇을 포착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통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사람의 태도가 거짓과 함정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