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4계절…사과 사라지고 뎅기열 유행한다

사라지는 4계절…사과 사라지고 뎅기열 유행한다

세종=박경담 기자
2020.08.15 09:00

[MT리포트-더 세진 기후변화, 이제부터가 시작]⑤

[편집자주] 올 여름 기상이변에 따른 최장 장마가 대한민국을 물 바다로 만들면서, 그동안 기후변화를 먼 나라 얘기로만 알던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Net Zero·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수준으로 줄이지 않을 경우 더 큰 기후변화 피해가 야기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이젠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대책이 마련돼야 할 때다.
(서울=뉴스1) = 장맛비 비가 그친 6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한들 들녘에서 벼 이삭을 쪼아 먹던 참새들이 인기척에 놀라 날아가고 있다. (함양군 김용만 제공) 2020.8.6/뉴스1
(서울=뉴스1) = 장맛비 비가 그친 6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한들 들녘에서 벼 이삭을 쪼아 먹던 참새들이 인기척에 놀라 날아가고 있다. (함양군 김용만 제공) 2020.8.6/뉴스1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인류도 큰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당장 식탁에 오르는 음식부터 달라진다. 농작물 재배지 북상으로 21세기 말엔 한반도에서 벼 생산량은 25% 준다. 사과밭은 토양 조건이 맞지 않아 모두 갈아엎어야 한다. 동남아시아 풍토병인 뎅기열 등 새로운 감염병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환경부, 기상청이 공동 작성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는 1880~2012년 동안 0.85도 올랐다. 반면 한국은 비슷한 기간인 1912~2017년에 1.8도 상승했다. 지난 100년 간 온도가 2도 가까이 오르면서 5월 폭염은 흔한 일상이 됐다.

겨울은 따듯해지고 백두대간의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림은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열대 기후에서만 자라는 올리브나무 등도 전라남도 등 남부 해안가에서 노지 재배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RCP 8.5) 2071~2100년 한반도 기온은 4.7도 오른다고 예측했다. 기상 이변으로 대한민국이 사실상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가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기후가 된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겠는가. 올해와 비슷한 긴 장마가 매년 되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청송=뉴스1) 공정식 기자 = 31일 오후 경북 청송군 청송읍 용전천변 일원에서 열린 '제15회 청송사과축제'에서 고목을 장식한 사과나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산소카페 청송군! 황금사과의 유혹'을 주제로 지난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국내 대표브랜드 청송사과의 향연과 사과생산 농가의 소득향상,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나누는 축제로 열린다. 2019.10.31/뉴스1
(청송=뉴스1) 공정식 기자 = 31일 오후 경북 청송군 청송읍 용전천변 일원에서 열린 '제15회 청송사과축제'에서 고목을 장식한 사과나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산소카페 청송군! 황금사과의 유혹'을 주제로 지난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국내 대표브랜드 청송사과의 향연과 사과생산 농가의 소득향상,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나누는 축제로 열린다. 2019.10.31/뉴스1

뜨거워진 한반도는 먹거리 생산 환경을 뒤바꾼다. RCP 8.5를 적용하면 2090년 한국인 주식인 벼 생산은 25% 줄어든다. 벼가 고온에 노출돼 생육 기간이 짧아지고 품질도 떨어져서다. 옥수수, 감자도 비슷한 이유로 생산이 감소한다. 고온에서 잘 자라는 양파 생산은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사과는 재배하기 적당한 밭이 아예 사라진다. 1981~2010년 사과를 키울 수 있는 적지, 가능지는 각각 전체 농경지의 23.2%, 34.4%였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지 못한다면 2100년 사과 재배 적지, 가능지는 각각 0%, 0.2%로 예측됐다.

감귤 중 제주 지역 특산물인 온주밀감은 2090년 강원도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정작 제주도에선 키우기 어려워진다. 복숭아, 포도, 단감도 주산지가 북상한다.

보고서는 새로운 감염병이 한반도에서 창궐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부분 지카, 뎅기열, 활영, 웨스트나일열, 치쿤구니야열, 열대열 말라리아 등 동남아시아 감염병이다.

당장 한국이 동남아시아 감염병 사정권은 아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심화에 따라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겨울이 사라진다면 토착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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