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더 세진 기후변화, 이제부터가 시작]⑤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다면 인류도 큰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당장 식탁에 오르는 음식부터 달라진다. 농작물 재배지 북상으로 21세기 말엔 한반도에서 벼 생산량은 25% 준다. 사과밭은 토양 조건이 맞지 않아 모두 갈아엎어야 한다. 동남아시아 풍토병인 뎅기열 등 새로운 감염병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환경부, 기상청이 공동 작성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는 1880~2012년 동안 0.85도 올랐다. 반면 한국은 비슷한 기간인 1912~2017년에 1.8도 상승했다. 지난 100년 간 온도가 2도 가까이 오르면서 5월 폭염은 흔한 일상이 됐다.
겨울은 따듯해지고 백두대간의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림은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열대 기후에서만 자라는 올리브나무 등도 전라남도 등 남부 해안가에서 노지 재배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를 이어갈 경우(RCP 8.5) 2071~2100년 한반도 기온은 4.7도 오른다고 예측했다. 기상 이변으로 대한민국이 사실상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가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기후가 된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겠는가. 올해와 비슷한 긴 장마가 매년 되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뜨거워진 한반도는 먹거리 생산 환경을 뒤바꾼다. RCP 8.5를 적용하면 2090년 한국인 주식인 벼 생산은 25% 줄어든다. 벼가 고온에 노출돼 생육 기간이 짧아지고 품질도 떨어져서다. 옥수수, 감자도 비슷한 이유로 생산이 감소한다. 고온에서 잘 자라는 양파 생산은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사과는 재배하기 적당한 밭이 아예 사라진다. 1981~2010년 사과를 키울 수 있는 적지, 가능지는 각각 전체 농경지의 23.2%, 34.4%였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지 못한다면 2100년 사과 재배 적지, 가능지는 각각 0%, 0.2%로 예측됐다.
감귤 중 제주 지역 특산물인 온주밀감은 2090년 강원도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정작 제주도에선 키우기 어려워진다. 복숭아, 포도, 단감도 주산지가 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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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새로운 감염병이 한반도에서 창궐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부분 지카, 뎅기열, 활영, 웨스트나일열, 치쿤구니야열, 열대열 말라리아 등 동남아시아 감염병이다.
당장 한국이 동남아시아 감염병 사정권은 아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심화에 따라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겨울이 사라진다면 토착화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