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법도 못지키는데…재정준칙 실효성 있을까

있는 법도 못지키는데…재정준칙 실효성 있을까

세종=김훈남 기자
2020.09.27 16:02

[MT리포트]포퓰리즘 방패 재정준칙

나라 곳간이 비지 않도록 지켜야 할 '선'을 만든다는 게 재정준칙의 취지지만 현행법에서도 나라의 재정건전성 유지의무는 규정돼 있다. 다만 채무나 지출에서 지켜야 할 한계가 명확하지 않아 그때그때 상황과 정치 논리에 맞게 재정건전성 유지의무를 어겨왔다는 지적이다. 재정준칙이 제구실을 하려면 구체성과 함께 어느 정도 강제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7일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정부는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국가채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국가채무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이 법은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법안을 제출할 때 재원조달 방안을 첨부하도록 하고, 5년 단위 재정관리계획을 세우게 하고 있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수 있는 요건을 규정해 정치권이나 정부 임의대로 예산편성 및 확장을 제한했다.

문제는 일반론적인 '원칙'에 초점을 맞춘 데다 강제성이 약한 탓에 현실에선 재정건전성 유지의무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국세감면한도다. 사실상 재정지출과 동일한 효과를 보는 국세감면은 국가재정법과 대통령령에 따라 직전 3개년 국세감면율 평균에 0.5%p(포인트)를 더한 값을 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세감면율은 13.9%로 법정한도 13.3%를 0.6%포인트 초과했다. 2020년 국세감면율 역시 15.4%로 법정한도 13.6%를 1.8%포인트 초과할 전망이다. 미·중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경기 충격 탓에 세금 감면 대상이 늘어나고 국세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른 재정건전성 유지의무와 달리 기준이 명확한 국세감면도 경제 상황에 따라 법정한도를 어길 수 있다는 의미다. 5년 단위 중장기 재정관리 계획 역시 지켜야할 기준이라기보단 전망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재정준칙에는 보다 명확한 건전성 기준이 포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재정준칙을 만든다면 구속성이 있어야 한다"며 "선언적인 준칙보다는 실효성이 있도록 법으로 만들면 (불가피하게) 위반 시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하는 등 구속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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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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