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재계 공정위 포비아④

공정거래위원회가 급식, 물류에 이어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종까지 대기업 일감 개방을 연내 마무리짓기로 하면서 공정위의 '다음 타깃'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는 "현재선 추가로 일감 개방을 검토하는 업종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종전에 공정위가 '국민생활 밀접 업종' 등에 대한 대기업의 내부거래 관행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다른 분야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IT서비스 업종 일감 개방을 위한 '자율준수기준' 마련 작업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표 업종으로 급식, 물류, IT서비스를 꼽고 차례로 일감 개방을 추진해왔다. 지난 4월 삼성·LG 등 8개 대기업집단의 급식 일감 개방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지난주에는 삼성·현대차 등 5개 대기업집단과 물류 일감 개방을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
공정위는 IT서비스에 대해서도 연내 일감 개방 자율준수기준 마련, 상생협약 등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다만 IT서비스의 경우 보안성 문제 때문에 대기업들이 외부 기업에 일을 맡기기를 꺼리는 등 특성이 있어 이를 고려한 '합리적인 일감 개방 방안'을 찾느라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경제계 관심은 조성욱 공정위원장의 '다음 표적'에 맞춰졌다. 공정위가 물류, IT서비스 등에 대한 일감 개방을 추진한 것도 해당 업종 거래에 문제가 많다는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의 판단이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18년 6월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관리, 광고회사 등 그룹의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가 총수일가 지분을 보유하고 일감을 몰아주는 행태는 더이상 반복돼서는 안된다"며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듬해인 2019년 대기업집단 계열 IT서비스 업체의 내부거래 실태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일감 개방을 위한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했다.
공정위는 올해 4월 급식 업종 일감 개방을 발표하면서 "향후에도 국민 생활 밀접 업종, 중소기업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집단의 폐쇄적인 내부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실태파악 등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일감 개방 업종을 추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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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정위는 현재로선 추가로 일감 개방 추진을 검토하는 업종이 없다고 밝혔다. 일단은 IT서비스 업종 일감 개방이 '마지막 과제'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각의 주장과 달리 일감 개방은 '강제'가 아닌 '자율'에 의한 것이며, 일감 개방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정위의 직권조사 대상이 되는 등의 일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감 개방의 취지는 거래상대방이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맡기지 말고 거래조건 등을 검토해 합리적으로 선택해달라는 것"이라며 "발주기업은 생산성이 낮은 계열사가 아닌 적합한 업체를 선정할 수 있어 도움이 되고, 수주기업으로선 '사업 경쟁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