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쏟아졌는데...이제와 "집값 잡았다"는 정부[세종썰록]

'벼락거지' 쏟아졌는데...이제와 "집값 잡았다"는 정부[세종썰록]

세종=안재용 기자
2022.04.16 07:20
[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4.13/뉴스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4.13/뉴스1

"주택거래 전 단계에 걸쳐 시장안정을 위한 세제를 시행했다. 양도세 중중과 유예종료 등 수요관리 패키지가 완성된 작년 하반기 이후 투기적 매수동기 감소 등에 따라 안정화 흐름이 조성됐다"

새 정부 출범이 4주 앞으로 다가온 13일.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연 홍남기 부총리가 "'시장 안정을 위한 세제' 덕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번 정권 교체의 가장 큰 배경 중 하나가 부동산 가격 급등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말이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정부는 공급확대, 실수요 보호, 투기억제라는 3대 원칙 하에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안정으로 연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서 사과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홍 부총리는 다주택·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 강화라는 정책효과를 강조했다. 정책 완성이 늦었을 뿐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반박으로도 읽히는 발언이다.

그러나 현 정부 5년 동안의 부동산 시장을 돌아보면 홍 부총리의 자화자찬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중형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 2017년 5월 8억326만원에서 지난 3월 16억1059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1월 서울 중형아파트 평균가격(11억8064만원)과 비교해봐도 4억원 넘게 오른 상황이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가격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연 단위로 비교하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너도 나도 '벼락거지'가 됐다고 자조하는 이유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대책에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전반적으로 5년간의 주택공급을 보면 수급개선과 직결되는 주택 입주물량 및 미래공급 기반 확보를 위한 공공택지 지정 실적 모두 과거대비 많은 수준"이라고도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연평균 주택입주물량은 △2008~2012년 35만7000호 △2013~2016년 45만호 △2017~2021년 52만3000호를 기록했다. 연평균 공공택지 지정실적은 △2008~2012년 4만1000호 △2013~2016년 1만1000호 △2017~2021년 7만3000호를 나타냈다.

수치상으로 보면 공급물량이 많았다는 것도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수요까지 고려하면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보급률은 103.6%로 2020년 104.8%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과 서울에서는 더 심각하다.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2020년 99.2%를 기록하다 지난해 98%로 떨어졌다. 서울 주택보급률은 2017년 초 96.3%에서 지난해 94.9%로 내렸다. 정부가 그간 투기수요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과 달리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주택 자체가 부족했던 셈이다.

임대차 3법은 현 정부에게는 뼈아픈 부분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공개한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가격 상승률은 9.4%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자금대출 증가, 집값 상승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임대차 3법 또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세입자에게 2년짜리 전세계약 갱신권을 보장하고 임대보증금 인상률을 5%로 묶어둔 탓에 신규 전세계약 가격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일어난 탓이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임대차 3법의 경우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신규 전세가 불안 등 일부 문제도 제기돼 정책적 보완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면서도 차기 정부에서의 제도안착을 주문했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효과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월 8일 발표한 '부동산 이슈 관련 보도에 대한 수용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20.1%에 그쳤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자도 20.7%에 불과했다. '부동산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를 꼽은 사람이 74.1%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정책 자화자찬을 듣고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최근 아파트값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여 집 값 상승폭이 조금씩 커지는 분위기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가 있는 용산은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2022.4.10/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최근 아파트값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여 집 값 상승폭이 조금씩 커지는 분위기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가 있는 용산은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2022.4.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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