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코로나 2년 '살림살이 보고서'①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6/2022060313261947813_1.jpg)
코로나19(COVID-19) 사태 발생 후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씀씀이는 24만원 늘었지만 급격히 오른 물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지출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각 가정에서 늘린 소비는 대부분 '먹고 사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었고 '놀고 즐기는 데' 대한 지출은 오히려 줄었다. 각 가구가 쓸 수 있는 돈 가운데 실제로 상품·서비스 구입에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올해 1분기 역대 최저를 기록, '꽉 닫힌 지갑'이 통계로 증명됐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약 437만원이었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올해 1분기 약 483만원으로 2년 동안 46만원 늘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약 438만원으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후 1년 동안에는 벌이가 제자리였지만 최근 1년 사이 비교적 빠르게 소득이 늘었다.
벌이는 크게 늘었지만 씀씀이는 그렇지 않았다. 2020년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약 326만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는 약 350만원을 기록하며 2년 동안 24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2년 동안의 증가율로 비교하면 소득은 10.5%, 지출은 7.3%였다.
2년 동안의 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영업 제한과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의 영향으로 오락·문화 부문 지출은 2020년 1분기 15만1646원에서 2022년 14만3824원으로 오히려 5.2% 줄었다. 대신 이른바 '필수 소비' 분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등에 대한 씀씀이가 늘었다. 가구당 평균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2020년 1분기 35만8109원에서 2022년 1분기 38만7984원으로 8.3%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지난 2년 동안 소비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1분기 100.06에서 올해 1분기 105.35로 5.2% 올랐다. 물가가 5% 넘게 뛰는 가운데 지출이 7.3% 증가한 것인 만큼 단순 계산으로 지난 2년 동안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실질적으로 2% 남짓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의 변화를 봐도 지난 2년 동안의 소비 위축을 실감할 수 있다. 평균소비성향은 2020년 1분기 68.3%에서 지난해 1분기 68.9%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1분기엔 65.6%로 떨어져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년 동안 처분가능소득이 약 348만원에서 386만원으로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6/2022060313261947813_3.jpg)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 사태가 우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를 전반적으로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감염 우려, 정부의 방역 조치로 대면 소비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 가정이 '돈을 쓸 심리적 여유'를 잃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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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코로나 확산세가 약화됐지만 이젠 가파른 물가 오름세가 소비 심리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년동월대비 5.4% 오르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세 등에 비춰볼 때 당분간 이 같은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게 당국의 전망이다. 이에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월 104.4, 2월 103.1, 3월 103.2, 4월 103.8, 5월 102.6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5.4%)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장기 물가안정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