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보다 46만원 더 벌고 24만원 더 쓴다?..."평균입니다"

코로나 전보다 46만원 더 벌고 24만원 더 쓴다?..."평균입니다"

세종=유선일 기자
2022.06.05 07:10

[MT리포트] 코로나 2년 '살림살이 보고서'①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고통스러운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의 돈벌이는 늘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물가도 뛰었다. 씀씀이가 다소 늘었지만, 물가가 오른 걸 감안하면 더 먹고, 더 입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코로나 2년, 우리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코로나19(COVID-19) 사태 발생 후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씀씀이는 24만원 늘었지만 급격히 오른 물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지출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각 가정에서 늘린 소비는 대부분 '먹고 사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었고 '놀고 즐기는 데' 대한 지출은 오히려 줄었다. 각 가구가 쓸 수 있는 돈 가운데 실제로 상품·서비스 구입에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올해 1분기 역대 최저를 기록, '꽉 닫힌 지갑'이 통계로 증명됐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약 437만원이었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올해 1분기 약 483만원으로 2년 동안 46만원 늘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약 438만원으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후 1년 동안에는 벌이가 제자리였지만 최근 1년 사이 비교적 빠르게 소득이 늘었다.

벌이는 크게 늘었지만 씀씀이는 그렇지 않았다. 2020년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약 326만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는 약 350만원을 기록하며 2년 동안 24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2년 동안의 증가율로 비교하면 소득은 10.5%, 지출은 7.3%였다.

2년 동안의 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영업 제한과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의 영향으로 오락·문화 부문 지출은 2020년 1분기 15만1646원에서 2022년 14만3824원으로 오히려 5.2% 줄었다. 대신 이른바 '필수 소비' 분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등에 대한 씀씀이가 늘었다. 가구당 평균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2020년 1분기 35만8109원에서 2022년 1분기 38만7984원으로 8.3%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지난 2년 동안 소비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1분기 100.06에서 올해 1분기 105.35로 5.2% 올랐다. 물가가 5% 넘게 뛰는 가운데 지출이 7.3% 증가한 것인 만큼 단순 계산으로 지난 2년 동안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실질적으로 2% 남짓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의 변화를 봐도 지난 2년 동안의 소비 위축을 실감할 수 있다. 평균소비성향은 2020년 1분기 68.3%에서 지난해 1분기 68.9%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1분기엔 65.6%로 떨어져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년 동안 처분가능소득이 약 348만원에서 386만원으로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05.31.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 사태가 우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를 전반적으로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감염 우려, 정부의 방역 조치로 대면 소비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 가정이 '돈을 쓸 심리적 여유'를 잃었다는 의미다.

최근엔 코로나 확산세가 약화됐지만 이젠 가파른 물가 오름세가 소비 심리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년동월대비 5.4% 오르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세 등에 비춰볼 때 당분간 이 같은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게 당국의 전망이다. 이에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월 104.4, 2월 103.1, 3월 103.2, 4월 103.8, 5월 102.6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5.4%)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장기 물가안정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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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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