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을 경험한 나라지만 이번 탄핵 정국은 '경험해보지 못한' 변수와 악재가 겹쳐있다.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은 한목소리로 변수 최소화와 위기 탈출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고위 산업관료는 이런 때일수록 민관의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산업의 역동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예상되는 고용·노동 시장의 먹구름 앞에서 정부, 노동조합 등 각 주체의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정부 경제팀을 이끌었던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국의 변화는 외생변수이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잘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며 "외부의 혼란 변수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큰 경제정책인데, 권한대행 체제에서 경제안정에 대해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야당도 경제정책과 관련해선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 경제도 긍정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와 카먼 라인하트가 쓴 책의 제목처럼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관점에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이억원 전 기재부 1차관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중국 수요가 커지면서 사이클상 올라가는 시기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출 수요가 좋았다"며 "경제 측면으로 보면 이번에는 (소위) 비빌 언덕이 없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대외적으로 트럼프발 글로벌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대내적으로 사이클상 먹구름이 몰려오고 내리막길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건 당연한 임무이고, 근원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상 경제성장률 지표 하락과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에 따른 통상 마찰 등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민간의 공격적인 투자와 정부 지원으로 5~10년 뒤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민간과 정부의 협업을 통해 투자를 늘리고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새출발 시점이 되고 있으니 민간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 인력 개발 등을 지원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후, 10년 뒤 중국 등에 따라잡힌 기술 등을 메꿀 수 있는 기술과 산업이 준비돼야 한다"며 "이러한 기업이 있어야 미국과 중국 등 '편가르기 상황'이 가중되는 분위기에서 우리가 목소리를 유지하고 레버리지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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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이지만 기본적으로 국회의 여소야대 상황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주무부처는 행정가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치적으로는 여러가지 불안정하지만 행정을 하는 차원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여소야대 정국은 지난번이나 지금이나 같은 상황인 만큼 행정가는 고용·노동분야 전문가들이니 정책 추진에 있어 시행착오 없이 효율적으로 펼쳐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정 혼란이 고용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회의 각 주체가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하는 제언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올해보다 내년 경기가 더 안좋을 것이라고 기업들이 예측하는데 여기에 탄핵 정국이 종료될 때까지 몇개월간 불확실성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며 "여기에 외국인 투자, 국내 기업 투자도 위축되면서 고용 시장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런 때일수록 각자 위치서 자기 생각을 양보해가며 합리적 중지를 모아가는 게 필요하다"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조합도 책임있는 주체로 사회적 대화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