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받아 휴대폰 샀다…지방대 지원 사업 408억 '줄줄'

연구비 받아 휴대폰 샀다…지방대 지원 사업 408억 '줄줄'

세종=정현수 기자
2025.11.04 14:01
사진제공=국무조정실
사진제공=국무조정실

교육부의 지방대학 재정지원 사업을 각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관계기관이 집행하는 과정에서 연구비 부적정 집행, 입찰 담합, 예산관리 부실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부적정한 집행사례만 940건, 금액으로는 408억원에 이른다.

국무조정실 부패예방추진단은 교육부와 합동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뤄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4일 결과를 발표했다.

RIS는 지역별로 지자체, 대학, 관계기관이 협업해 플랫폼을 구성하고 지역의 핵심 발전분야와 연계해 교육체계 개편, 지역정주 인재 양성, 지역기업 애로기술 개발 등을 통해 지역혁신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비수도권 14개 지자체(9개 플랫폼)가 참여했고, 5년 동안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1조703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RIS는 올해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로 확대 개편됐다.

점검 결과에서 △연구비 집행(421건·8억4000만원) △계약관리(339건·381억4000만원) △예산관리(120건·16억2000만원) △성과관리(60건) 분야에서 총 940건, 408억원의 부적정 집행사례가 적발됐다.

연구비 집행 분야에선 연구비 편취 등의 사례가 드러났다. 기존 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거래처로부터 '페이백'을 받는 등 허위 재료비를 청구한 사례만 72건에 이른다.

사무용품점, 마트 등에서 명목상 연구 재료비를 결제했으나 실제로는 상품권, 스마트폰 등 사적인 물품을 구매한 사례는 251건이다. 개인 일정이 포함된 해외 출장, 회의비 사적 사용 등 연구비를 방만하게 집행한 사례는 98건이다.

정부는 관련 집행금액 7억9000만원을 환수할 계획이다. 고의성이 큰 연구비 편취 사례 7건에 대해선 수사 의뢰한다.

입찰담합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특히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반복적으로 함께 입찰에 참여하는 등 입찰담합으로 의심되는 3개 사례 76건을 적발했다. 입찰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위반 페널티를 면제하는 등의 사례는 36건이다.

경쟁입찰 회피를 위한 '쪼개기 수의계약' 등 수의계약 체결 부적정 사례, 국가계약법 계약절차 미준수 사례 등 227건 역시 밝혀졌다.

정부는 입찰담합 협의가 있는 3개 사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한다. 입찰가격과 다른 계약 체결, 지체상금 미부과 등에 해당하는 3145만원은 환수 조치할 예정이다.

각 사업단이 각 플랫폼으로부터 받은 사업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례 역시 드러났다. 잔여 사업비의 경우 반납이 원칙이지만 회계연도 마감에 임박해 사업비 소진을 위해 불필요한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사례 29건이 대표적이다.

도서관 리모델링, 홍보 전광판 설치, 고가 기념품 구매 등 RIS와 직접 관련 없이 사실상 대학교 예산 보조로 활용한 사례는 58건이다. 관련 부적정 금액 4533만원은 환수 조치를 결정했다.

이 밖에 다른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과제를 RIS 연구실적으로 다시 제출했음에도 적발하지 못하고 방치한 사례(46건), 결과보고서나 과제 수행 성과물이 극히 부실해 활용할 수 없는 수준임에도 적발하지 못하고 방치한 사례(14건) 등이 적발됐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정부 합동 점검을 계기로 추가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 환수, 수사 의뢰 등 추가 조치에 나선다.

정부는 "앞으로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계획 이행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부적정 사례에 대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강화와 제도 정비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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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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