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근로시간 통제하면 사용자…"합병·분할 정리해고도 쟁의 대상"

하청 근로시간 통제하면 사용자…"합병·분할 정리해고도 쟁의 대상"

세종=조규희 기자
2025.12.26 14:36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노정교섭 쟁취, 노조법 2·3조 시행령 폐기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2025.11.29./사진=뉴시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노정교섭 쟁취, 노조법 2·3조 시행령 폐기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2025.11.29./사진=뉴시스

정부가 노란봉투법 관련 '원청의 사용자성'과 '노동쟁의 대상 확대' 관련 첫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원청 사용자가 하청업체 근로자의 근로시간과 산업안전 등을 실질적으로 좌우할 수 있다면 사용자로 간주하고 정리해고도 쟁의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로 규정하고 정리해고·구조조정 등 경영상 결정도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경우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한 해석지침(안)을 공개했다. 내년 1월 15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한다.

법 개정 이후 가장 논란이 컸던 '원청의 사용자성'과 '노동쟁의 대상 확대'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설명한 첫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가운데 △제2조제2호 '사용자' △제2조제5호 '노동쟁의'의 정의와 관련해 판단 기준과 적용 사례를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우선 사용자 개념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용자'로 확대됐다. 판단 기준은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일회성 지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묶어두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원청이 특정 공정에 필요한 인력의 수와 자격을 정하거나, 생산공정·교대 운영 방식에 따라 하청 근로 시간이 상시적으로 연동되는 경우, 세밀한 작업지시서나 관리시스템을 통해 업무 배정과 순서를 결정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원·하청 관계라고 해서 바로 사용자 개념을 적용하지 않는다. 납기·품질 요구, 거래조건 협상·변경, 발주서에 따른 작업 이행 요구 등은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관리 범위로 보고 곧바로 '구조적 통제'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동쟁의 대상도 확대됐다.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쟁의 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사안도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단체교섭과 쟁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근로자 지위 결정에 관한 분쟁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 등이다.

합병·분할·매각·양도 등 기업조직 변동 그 자체는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의 실질적 변화가 발생할 경우에 한해 교섭 대상이 된다.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 지위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에는 고용형태 변경, 징계, 승진 기준의 설정·변경 등을 둘러싼 분쟁이 포함된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 등도 노동쟁의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하청의 상생 성장을 위해 대화 자체가 불법인 상황을 해소하고 불법파업과 과도한 손해배상청구, 그리고 극한투쟁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서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에 예고된 해석 지침(안)은 이러한 입법취지를 반영하려는 것으로 과거와 달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예고기간 중 다양한 현장 의견에 귀 기울이고 토론 등을 통해 최종안을 확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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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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