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한국마사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5.10.24. kmn@newsis.com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1/2026010809525971163_1.jpg)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에서 법령 위반 정황이 대거 확인됐다. 농협중앙회 임직원 개인 비위 사건 변호사비로 3억원가량의 공금을 쓰고 내부 징계는 형식적으로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농협중앙회장 해외출장 숙박비 초과 집행 및 퇴직자 단체와의 관행적인 수의계약도 적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한 달여간 진행된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특별 감사는 농협의 반복적인 비위로 국정감사 등에서 쇄신 요구가 거세지자 시행됐다.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업·축산경제 부문을 대상으로 3년을 1주기로 정기감사를 실시해왔지만 최근 농협 관련 제보가 잇따르자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2022년부터 농협중앙회·농협재단 운영 전반을 감사 대상으로 삼았다.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6명을 포함해 농식품부와 관계기관 감사 인력 등 총 26명을 투입했다.
다만 이번 특별감사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지준섭 부회장의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에 참여한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변호사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지준섭 부회장에 대해 외부 감사위원과 농식품부 감사관실이 문답을 요구했으나 두 사람 모두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우선 이달 5일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2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임직원의 개인 비위와 관련한 형사사건의 변호사비로 농협중앙회 공금 3억2000만원이 투입됐다는 의혹과 원금의 부적정한 사용 등 농협재단 임직원 배임 의혹이 해당된다. 두 사건 모두 2025년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사실관계가 확인된 65건에 대해선 이달 중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부실 사례와 온정적 징계 관행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농협중앙회는 임원 추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를 제한적으로 구성·운영했다. 특별성과 보수를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부회장·집행간부 11명에게 1억57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회원조합 감사 결과에 대한 징계 역시 소극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징계도 형식적으로 운영됐다. 범죄 혐의가 있는 징계 사안에 대해 고발 여부를 심의해야 함에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고발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성희롱 사건 징계위원회가 여성을 포함하지 않은 내부 직원 위주로 구성되는 등 공정성 문제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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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집행의 부적정 사례도 다수 드러났다. 농협중앙회장은 해외출장시 숙박비는 250 달러로 상한선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실비를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숙박비를 1박당 50만원~186만원을 초과 집행한 사례가 5건 확인됐다
농협중앙회 무이자자금 지원이 특정 이사조합에 집중됐고 업무추진비와 정보공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도 감사 대상에 포함됐다.
폐쇄적 계약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특정 업체와의 관행적인 수의계약, 특정 컨설팅업체와의 반복 계약 등이 이뤄졌다. 농협재단의 경우 기부물품 관리 부실, 대규모 수의계약 등 운영 전반에서 관리·감독 미흡이 확인됐다.
임직원의 금품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 38건에 대해선 추가 감사를 시행한다. 농협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중앙회에서 연간 3억9000만원의 실비·수당을 받고 농민신문사에서는 연봉 3억원을 넘게 수령한 점이 감사 대상으로 올랐다.
퇴직 시 농민신문사 퇴직금과 함께 농협중앙회 퇴직공로금을 추가로 받는 구조의 적정성도 검토한다. 농협중앙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하는 직상금의 타당성과 집행 실태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신임 이사에게 지급하는 태블릿 PC를 포상금으로 구입하고 이를 개인이 소유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도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임원 퇴임 시 전별금과 순금 기념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감사에 나선다.
2022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조합장 전원에게 1대당 22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지급해 총 23억4600만원을 집행하는 등 과도한 혜택을 제공한 것도 감사 대상이다. 농식품부는 휴대전화 수의계약 조달 과정의 적정성도 점검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과 외부회계감사 강화 등을 담은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이어 인사·운영 투명성 강화와 정부 관리·감독권 확대를 위한 추가 개정안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이달 중 농업계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농협 개혁 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합동감사체계 구축도 검토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농업인들이 지역 농협과 중앙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지만 이번 감사를 통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지점들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며 "그동안 감사를 진행해 왔지만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았고 이번 감사를 비위의 근본 원인을 찾아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