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 위장해 아이파크몰 부당 지원 HDC, 170억대 과징금

임대차계약 위장해 아이파크몰 부당 지원 HDC, 170억대 과징금

세종=박광범 기자
2026.04.08 12:00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HDC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HDC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계열회사인 HDC아이파크몰(이하 아이파크몰)을 부당 지원한 HDC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HDC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법'(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1억30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아이파크몰은 2001년 용산 민자역사 임대분양(선분양)을 통해 95%의 높은 분양률을 달성했고 민자역사 준공이 완료된 2004년부터 아이파크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집단상가(임대매장) 형태의 운영방식과 상권 미형성 등 대내외적 임대환경 악화로 2005년 9월 기준 점포 입점률은 68%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아이파크몰은 2005년 영업손실 61억원, 당기순손실 215억원을 기록했다. 임관리비 등 미수금액이 404억원, 미지급 공사대금이 962억원에 달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경영 및 재무 위기 상황에 처했다.

아이파크몰은 결국 기존 임대매장 개별 운영방식에서 직영매장 형태(복합쇼핑몰 운영)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선 약 36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하지만 재무적 위기에 처한 아이파크몰은 해당 자금을 자체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HDC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HDC는 2006년 3월 아이파크몰과 쇼핑몰의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원에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매장의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전대 형식으로 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그 사용 수익을 배분받기로 하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이같은 일괄거래(패키지딜·Package deal) 방식의 계약에 따라 HDC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관리비를 지급했다. 아이파크몰은 위임료(위임매장 관리·운영 대가)와 사용수익을 지급하되, 임대료와 관리비를 위임료와 상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 수준이다.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0.3%다.

HDC가 아이파크몰에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한 것과 같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한편 국세청은 2018년 해당 일괄거래의 실질이 우회적인 자금대여라고 판단하고 HDC에 43억원의 과세처분을 하기도 했다. HDC는 이에 불복했으나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공정위는 아이파크몰이 17년이 남는 장기간 333억~360억원 상당의 자금을 사실상 무상으로 사용함으로써 경쟁사업자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복합쇼핑몰 시장에서의 지위가 크게 강화되는 등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했다는 것이다.

실제 아이파크몰은 2011년 처음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시장 퇴출 위기를 모면했다. 또 2022년 아이파크몰 고척점을 개장하는 등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유력 사업자로서 지위를 유지·강화했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지원 주체인 HDC만 고발하고 개인고발을 하지 않은 건 의사결정 과정에 정몽규 회장 개인이 관여했다는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광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