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융시장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정책 기대 변화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금리는 큰 폭 상승하고 주가는 급락했으며 은행 대출은 기업 중심 증가세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말 3.55%로 전월보다 0.41%포인트 올랐고, 10년물도 3.88%로 0.30%포인트 상승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신용등급 전반에서 약 0.45%포인트 내외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요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 영향이다.
주식시장은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3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을 40조5000억원 순매도하며 월간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5000억원 증가하며 전월(-4000억원) 감소에서 소폭 증가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전세자금 수요 둔화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돼 보합 수준을 보였다. 반면 기타대출은 주식 투자 확대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3월에는 통상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영향으로 기타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달에는 그런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식 투자 관련 자금 대출이 늘어나면서 증가했다"며 "주가가 많이 빠진 날 기타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관련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신용대출 증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3월 신용대출 증가는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라며 "최근 중동 사태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은행 기업대출은 7조8000억원 늘어 전월(+9조6000억원)에 이어 상당폭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수요와 은행의 생산적 금융 기조 영향으로 4조500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 대출도 회사채 상환 자금 수요 등으로 3조4000억원 늘었다.
자본시장 자금조달은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회사채는 순상환 기조가 이어졌고 기업어음(CP)·단기사채도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1분기에는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중동 상황 관련 불확실성과 금리 변동성 확대 등으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유보하는 모습"이라며 "대신 만기가 짧고 금리가 낮은 CP나 단기사채, 은행대출 등 다른 대체 조달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신 부문에서는 은행과 자산운용사 간 흐름이 엇갈렸다.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 예금을 중심으로 20조5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29조1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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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MMF)는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했고 주식형 펀드는 주가 하락 영향으로 평가액이 줄어든 것이 반영된 것"이라며 "자금 유입 기준으로 보면 주식형 펀드에는 3월에도 신규 자금이 계속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향후 가계대출 흐름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이후 금융권의 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가계대출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신용대출을 통한 주식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신용융자 잔액과 기타대출에서 주식 투자 관련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다"며 "신용을 통한 주식투자가 늘어날 경우 주가 조정 시 하락폭을 확대시키는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