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누구 편?"…정치성향 따라 물가 기대도 달라졌다

"연준은 누구 편?"…정치성향 따라 물가 기대도 달라졌다

최민경 기자
2026.06.01 09:00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인식될수록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와 통화정책 효과가 크게 약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은행의 실제 독립성뿐 아니라 대중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경제 주체들의 기대 형성과 정책 효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베버 퍼듀대 교수는 1일 열린 한국은행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 논문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진은 2024년 4월 미국 소비자 5205명을 대상으로 설문 실험을 실시해 연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인식이 중앙은행 신뢰와 거시경제 기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준을 자신의 정치 성향과 같은 '내집단(in-group)'으로 인식한 응답자와 반대 성향의 '외집단(out-group)'으로 인식한 응답자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외집단으로 인식한 응답자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내집단 응답자보다 평균 1.8%포인트 높았다.

연준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큰 격차를 보였다. 내집단 응답자의 평균 신뢰 점수는 4.2점이었던 반면 외집단 응답자는 3.1점에 그쳤다.

연준의 정보에 대한 수용 태도도 달랐다. 내집단 응답자들은 연준이 제공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전망을 수정할 때도 연준의 공식 발표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반면 외집단 응답자들은 연준보다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언론사의 보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나리오를 가정한 조사에서는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전체 응답자의 84%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연준이 공화당 편을 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성향 응답자의 연준 신뢰도는 3.36점에서 2.72점으로 하락한 반면 공화당 성향 응답자의 신뢰도는 2.98점에서 3.83점으로 상승했다.

연구진은 연준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인식이 해소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 왜곡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약 33%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베버 교수는 "일반 대중이 연준을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관으로 인식할 경우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 비당파성을 강조하고 연준이 특정 이익집단만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대중 소통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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