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기업의 성장성은 둔화됐지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은 2.5%로 전년(4.2%)보다 낮아졌다.
반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4%에서 6.2%로,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5.2%에서 6.3%로 각각 상승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최고치다.
부채비율은 103.4%에서 98.3%로, 차입금의존도는 28.4%에서 27.3%로 하락했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집계된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성장세 둔화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전반에서 나타났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5.2%에서 3.2%로 낮아졌고 비제조업도 3.0%에서 1.6%로 둔화됐다.
석유정제·코크스 업종은 유가 하락과 수급 악화, 화학물질·제품 업종은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 영향으로 부진했다. 건설업은 부동산 수요 위축과 착공 부진 여파로 매출이 9.6% 감소했고, 운수·창고업도 통상환경 악화에 따른 운임 하락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반면 수익성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견인했다. 해당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8.8%에서 15.0%로 뛰었다.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다. 전기가스업 역시 전기요금 조정과 전력 구입 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5.8%에서 8.3%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주도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호조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4년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매출 증가율이 워낙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증가율이 낮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6%에서 6.6%로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4.8%에서 4.6%로 소폭 하락했다. 매출 증가율 역시 대기업은 2.8%, 중소기업은 1.2%에 그쳤다.
독자들의 PICK!
특히 반도체 업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전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4.9%로 나타났다"며 "두 회사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수치는 크게 변동이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은 305.8%에서 369.8%로 상승해 기업들의 이자 부담 대응 능력이 개선됐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늘어난 반면 500% 이상인 기업 비중은 축소됐다. 영업활동 현금 유입 증가에 힘입어 현금흐름보상비율도 51.4%에서 52.8%로 상승했다.
다만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38.5%에서 39.9%로 확대됐고,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 비중도 26.2%에서 28.2%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