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론 다시 수면 위로…농업계 "메가톤급 시장개방 우려"

CPTPP 가입론 다시 수면 위로…농업계 "메가톤급 시장개방 우려"

세종=이수현 기자,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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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농자재값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 근본대책 촉구! 전국농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6.07.07.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농자재값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 근본대책 촉구! 전국농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6.07.07. [email protected] /사진=황준선

정부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확충 방안을 검토하면서 농업계 안팎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공식 가입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지만, 농업계는 최근 10여년간 없었던 대규모 시장 개방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CPTPP 가입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직 가입 추진을 공식 결정한 단계는 아니며 통상 환경 변화와 산업별 영향을 살펴보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의 불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입는 농업 분야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조하며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농업계는 상생기금 논의 자체보다 이것이 향후 CPTPP 가입을 위한 사전 작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점을 우려한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일본 언론이 한국 정부의 CPTPP 가입 신청 방침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가입론이 불거졌다.

농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일부 품목 농산물 산지가격이 이미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시장 개방까지 이뤄질 경우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015년 발효된 한·중 FTA 협상 당시에도 농업계의 우려는 컸지만 쌀 등 민감 품목을 상당 부분 방어하면서 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기존 FTA보다 시장 개방 수준이 높은 CPTPP를 둘러싸고선 농업계의 긴장감이 여느 때보다 높다.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정책위원장은 "일부 산지에선 옥수수가 30개들이 한 망에 2000원 수준에 경매되고 복숭아도 주산지에서 4㎏ 한 상자가 6000원 안팎에 거래되는 사례가 나온다"며 "보리 역시 지난해 가격 상승에 따른 재배면적 확대와 수입산 재고 등의 영향으로 올해 산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개방하지 않았던 사과와 복숭아 같은 민감 품목까지 협상 대상에 오르면 농민들은 무엇을 재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농민들은 CPTPP를 단순한 추가 FTA가 아니라 사실상 마지막 '메가톤급' 시장 개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CPTPP는 기존 FTA보다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협정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멕시코를 제외한 CPTPP 회원국들과 이미 양자 또는 다자 FTA를 체결했지만, 기존 협상에서 제외하거나 개방 수준을 낮춘 민감 품목도 가입 협상 과정에서 다시 협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과는 기존 RCEP보다 높은 수준의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고 호주·뉴질랜드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이 추가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역·위생(SPS) 분야도 변수다. CPTPP는 검역 기준을 일률적으로 완화하는 협정은 아니지만 병해충 발생 시 국가 전체가 아닌 특정 지역의 위험을 구분해 평가하는 '지역화' 원칙과 검역조치의 투명성·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농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지역화 인정 등을 둘러싼 통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산업계는 CPTPP 가입이 수출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멕시코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일본·베트남·호주 등 주요 회원국과의 교역을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산업의 통상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과수·축산·식량 등 품목별 의견을 수렴해 맞춤형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통상으로 이익을 얻는 분야와 피해를 보는 분야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아직 가입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보완대책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라면서도, 가입이 추진될 경우 품목별 영향 분석과 보완대책 마련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결국 핵심은 농업계가 납득할 수 있는 보완대책을 얼마나 충실하게 마련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중 FTA 당시 약속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액의 30% 수준에 그치면서 농업계의 불신이 커졌다"며 "이번에는 시장 개방보다 먼저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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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수현 기자입니다.

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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