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충격은 투자자의 위험회피보다 국내 정책금리도 함께 움직일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통해 더 크게 전이됐다. 중앙은행이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금리 기대를 적절히 관리하면 한·미 금리 동조화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한 BOK경제연구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 분석'에 따르면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에 대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기여도는 41.0%로 가장 높았다. 미국 장기금리 자체의 충격이 22.7%,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과 미국 경기 충격이 각각 18.3%, 18.0%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의 경제·금융 충격은 주로 국내 정책금리에 대한 기대를 통해 장기금리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의 동조화 기여도 0.385 가운데 정책기대 경로가 0.361을 차지했고 위험보상 경로는 0.023에 그쳤다. 미국 경기와 연준 통화정책, 미국 장기금리 충격 역시 정책기대 경로의 기여도가 각각 0.223, 0.261, 0.320으로 위험보상 경로보다 컸다.
미국 금리가 오를 때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의 위험을 더 크게 평가해 금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보다 한국은행 역시 금리를 올리거나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국내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는 효과가 더 강했다는 의미다.
동조화는 글로벌 충격이 컸던 시기에 특히 강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2021년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미국 금리가 오르내릴 때 한국 금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졌고, 금리가 출렁이는 폭도 함께 커졌다. 연구진은 2021년 이후 나타난 장기금리 동조화가 한·미 양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미국·독일·영국·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실제 국내 금리 수준에 미친 영향도 상당했다. 2021년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이 없었다면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실제보다 최대 1.5%포인트 낮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미 연준의 양적완화와 포워드 가이던스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없었다면 한국 10년물 금리는 최대 0.6%포인트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연준의 양적완화 발표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주요 양적완화 정책 발표 전후 5일간 미국 10년물 금리는 평균 34.2bp, 한국 10년물은 평균 17.9bp 하락했다. 한국 장기금리 하락분 가운데 정책기대 경로가 10.9bp, 위험보상 경로가 7.0bp를 각각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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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처럼 양국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충격이 동조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한·미 금리 동조화를 피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대외 충격이 국내 장기금리로 번지는 과정에서 정책금리 기대가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 기대를 적절히 관리하면 동조화 폭을 줄일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