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로 보는 2025년 미니시리즈 판세

2025년 TV 채널 미니시리즈 시장의 승패는 명확했다. 시청 환경이 급격히 분화한 상황에서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낸 채널과 그렇지 못한 채널 사이의 격차는 뚜렷했다. 그 결과 SBS와 tvN은 웃었고, MBC와 KBS2는 울었다.

■ TV 드라마 미니시리즈 TOP10
2025년 미니시리즈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TOP10을 채널별로 나누면 흐름은 단번에 드러난다.
SBS는 5편으로 가장 많은 작품을 TOP10에 올렸다. '보물섬'(15.4%), '모범택시3'(14.0%), '나의 완벽한 비서'(12.0%), '귀궁'(11.0%), '우주메리미'(9.1%)까지 고르게 포진하며 가장 안정적인 타율을 기록했다.
tvN은 4편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TV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폭군의 셰프'(17.1%)를 필두로, '태풍상사'(10.3%), '프로보노'(9.1%), '신사장 프로젝트'(9.1%)가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JTBC는 3편이 진입했다. '옥씨부인전'(13.6%)과 '협상의 기술'(10.3%)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9.1%)까지 중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MBC와 KBS2는 TOP10에 단 한 편도 올리지 못했다. MBC 최고 성적은 '언더커버 하이스쿨'의 8.3%, KBS2는 '트웰브'의 8.1%로 모두 TOP10 커트라인에 미치지 못했다.

■ SBS, 가장 높은 타율로 주말 장악
SBS는 올해 가장 안정적인 성적 곡선을 그린 방송사다. 최고 15.4%를 기록한 '보물섬'을 정점으로, 14.0%의 '모범택시3', 12.0%의 '나의 완벽한 비서', 11.0%의 '귀궁'까지 두 자릿수 작품만 네 편이다. 여기에 9.1%의 '우주메리미', 7%대의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6%대의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까지 더하면 실패작이 거의 없는 라인업이다.
장르 편중도 없었다. 액션·스릴러·멜로·사극·로맨틱 코미디를 고르게 배치하면서도, 각 작품이 최소한의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수목극 '키스는 괜히 해서!'가 6.9%를 기록하며 평일 미니시리즈 중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도 SBS의 체력을 보여준다. 올해 미니시리즈 시장에서 타율이라는 개념을 가장 잘 증명한 채널이 SB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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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최고점은 압도적…대신 변동도 컸다
tvN은 올해 가장 높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폭군의 셰프'는 17.1%로 2025년 미니시리즈 전체 1위다. '태풍상사' 역시 10.3%로 두 자릿수를 넘겼다. 단일 작품의 파괴력만 놓고 보면 tvN의 저력은 SBS 못지않다.
다만 성적의 진폭이 컸다. '감자연구소'는 2.0%, '이혼보험'은 3.2%, 게다가 700억을 쏟아부은 '별들에게 물어봐'는 3.9%에 그쳤다.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갈렸다. tvN은 대형 히트작을 만들어낼 기획력은 확실하지만, 모든 실험이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월화극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신사장 프로젝트'가 최고 9.1%를 기록하며 선두를 이끌었고, '원경'(6.6%), '얄미운 사랑'(5.5%), '견우와 선녀'(4.6%), '첫, 사랑을 위하여'(4.4%) 등 다수 작품이 4~6%대에 고르게 분포했다. 큰 히트작은 없었지만 일정 수준 안정권 성적을 기록했다.

■ JTBC, 중상위권으로 안정적 성과…ENA도 나름 선전
JTBC는 올해 폭발력보다는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안정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옥씨부인전'(13.6%)과 '협상의 기술'(10.3%)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고, '에스콰이어'(9.1%), '천국보다 아름다운'(8.3%), '굿보이'(8.1%), '백번의 추억'(8.1%),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7.6%)까지 7~9%대 작품이 다수 포진했다. 단발성 흥행보다 라인업 전반의 성적 균형이 돋보인 한 해였다.
다만 금요시리즈 시청률은 저조했다. '러브 미'(2.2%), '마이 유스'(2.9%), '착한 사나이'(3.2%)까지 모두 3% 안팎에 머물렀다. 토일드라마에서 쌓은 신뢰를 금요일 편성까지 확장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JTBC는 기본 체력은 보여줬으나, 편성 확장 전략의 성과는 미비했다.
반면 JTBC를 제외한 종편 채널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JTBC를 제외한 종편 전반은 시청률이 낮았고, 편성 규모 역시 크지 않았다. 채널A는 '체크인 한양'이 4.2%로 최고점이었고, '마녀'는 3.1%에 머물렀다. MBN 역시 '퍼스트레이디'로 2.2%에 그쳤다. 시청률 기반의 경쟁 구도에서 종편 다수는 시장을 주도하기보다는 틈새 편성에 머물었다.
ENA는 무시하기 어려운 중간 성적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고 성적은 '착한 여자 부세미'의 7.1%다. 여기에 'UDT: 우리 동네 특공대'(5.0%), '금쪽같은 내스타'(4.3%), '당신의 맛'(3.8%) 등 3~5%대 작품이 고르게 분포했다. 대형 히트작은 없었으나, 라인업 전반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꾸준히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MBC·KBS2, 주도권 없는 실험과 정체된 성적표
MBC와 KBS2는 올해 미니시리즈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남겼다. MBC는 안정성을, KBS2는 변화를 선택했으나 어느 쪽도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MBC의 최고 성적은 '언더커버 하이스쿨'의 8.3%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6.8%), '모텔 캘리포니아'(6.0%), '노무사 노무진'(5.6%)까지 중간선은 형성했지만, 두 자릿수 작품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SBS와 tvN, JTBC가 반복적으로 고점을 만들어낸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바니와 오빠들'(1.5%), '달까지 가자'(2.8%), '메리 킬즈 피플'(3.2%) 등 하위권 성적이 겹치며 상승 흐름을 잇지 못했다. 작품 완성도와 별개로, 올해 MBC는 시장을 이끄는 동력을 만들지 못한 해였다.
KBS2의 상황은 더 냉정했다. 올해 토일 미니시리즈를 신설하며 가장 큰 변화를 시도했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트웰브'는 첫 회 8.1%로 출발했으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하락해 최종회 2.4%까지 떨어졌다. 뒤를 이은 '은수 좋은 날'은 최고 5.1%, '마지막 썸머'는 2.7%에 그쳤다. 수목극 역시 대부분 1~3%대에 머물렀다. 편성 확대가 곧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 예년에 비해 또 떨어진 시청률 전반
2025년 미니시리즈 성적표를 종합하면 채널 간 희비는 분명했지만, 시청률 전체 역시 하락세에 놓여 있다. 올해 최고 시청률은 '폭군의 셰프'의 17.1%였고, SBS는 여러 작품을 10%대에 안착시키며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대를 돌파한 드라마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예년 최고 성적을 보면 tvN '눈물의 여왕'이 24.9%, MBC '밤에 피는 꽃'이 18.4%, SBS '굿 파트너' 17.7%, tvN '정년이'가 16.5%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상위 5위권 작품 대부분이 15~20%대를 형성했다. 반면 2025년에는 TOP5 커트라인이 12%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두 자릿수 시청률 역시 일부 채널과 특정 작품에 집중됐고, 20%대는 물론 15%대를 안정적으로 넘긴 작품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같은 변화는 시청 환경 전반의 구조적 전환과 맞닿아 있다. OTT 이용 확산, 실시간 TV 시청 감소, 다시보기 중심의 소비 패턴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로 인해 시청률만으로 작품의 화제성이나 파급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인식 역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작품은 시청률과 별개로 OTT 플랫폼에서의 성과나 온라인 화제성에서 의미 있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여전히 유의미한 흥행 지표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제작비 규모와 회수 구조, 광고 단가, 후속 편성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시청률은 여전히 핵심적인 판단 기준으로 작동한다.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의 경쟁 구도에서는 반복적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는지 여부가 채널의 신뢰도와 직결한다.
결과적으로 2025년은 누가 가장 크게 성공했느냐보다, 하락한 시장 속에서도 누가 상대적으로 덜 흔들렸는지가 성적표를 갈랐다. 시청률의 절대값은 줄어들었지만, 채널 간 성과 격차는 오히려 더 분명해진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