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불과 재'는 가문의 1000만 영광 지킬까? [IZE 진단]

'아바타: 불과 재'는 가문의 1000만 영광 지킬까? [IZE 진단]

윤준호(칼럼니스트) 기자
2026.01.02 10:01
2025년 한국 영화 시장은 외화의 힘으로 간신히 1억 관객을 달성했으나,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아바타3는 1월 2일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개봉 영화 중 톱5에 들었지만, 1000만 관객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바타3는 1편과 2편에 비해 관객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긴 러닝타임과 시리즈의 진부함, 3D 안경의 불편함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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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극장가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까스로 누적 1억 관객을 달성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최고치던 2020∼202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그나마도 한국 영화가 아닌 외화의 힘으로 끌어올린 성과다.

특히 연말 개봉된 ‘아바타:불과 재’(아바타3)의 힘이 컸다. 이 영화는 1월2일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25년 개봉 영화 기준으로 이미 톱5에 들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극장판 귀멸의칼날:무한성편’을 넘어 2위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갈 전망이다.

하지만 ‘아바타3’의 목표치는 원래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 개봉 전 이 영화를 둘러싼 관건은 ‘1000만 영화로 등극하냐?’였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놓고보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왜일까?

2009년 개봉된 ‘아바타’는 1333만 관객을 동원했다. ‘영상 혁명’이라는 평가와 함께 N차 관람이 이어졌다. 13년이 지난 2022년 공개된 ‘아바타:물의 길’의 최종 스코어는 1082만 관객을 모았다. 전편보다는 성적이 떨어졌지만 ‘아바타’ 시리즈의 자존심은 지킨 셈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비교를 시작해보자. ‘아바타3’와 ‘아바타:물의 길’은 공교롭게도 3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이 12월14일에 개봉됐다. 이후 18일 간의 스코어를 보면 ‘아바타:물의 길’은 774만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아바타3’는 492만 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동안 무려 282만 명 가량 차이난다. ‘아바타3’의 힘이 부쩍 떨어졌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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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때문일까?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친다. 다른 영화에 비해 상영 시간이 1시간 이상 길기 때문에 하루 상영회차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바타’ 시리즈는 원래 러닝타임이 길었다. 1편은 162분, 2편은 192분이었다. 3편의 상영 시간이 1편보다는 크게 늘어났다지만, 2편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3편의 국내 관객수가 줄어든 이유로 러닝타임을 탓할 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먼저 내부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자. 2009년 개봉된 ‘아바타’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판도라라는 미지의 행성을 그리고, 아바타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신선했다. 게다가 빼어난 영상미로 ‘극장용 영화’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 때문에 대중은 3D 안경을 착용하고 봐야한다는 불편함도 기꺼이 감수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런 신선함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판도라라는 세계관은 이미 익숙해졌고, 3편에 ‘재의 부족’이라 불리는 망콴족이 등장했다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선이 승리한다는 공식 역시 바뀔 수 없다.

‘아바타’ 시리즈가 택한 가족주의 역시 한국 관객들에게는 새롭지 않다. 오히려 진부하게 느낄 수도 있다. ‘아바타’는 시즌2부터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설리 가족은 하나다’라는 것이 가장 큰 화두고, 빌런인 쿼리치 대령 역시 아버지로서 딜레마에 빠지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서양 관객들에게 이런 가족주의가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신파’라 불리는 영역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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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3D 안경은 여전히 불편하다. 관람평을 보더라도, ‘굳이 3D를 고집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이 적잖다. 현재 ‘아바타’ 시리즈 외에 3D 영화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 안경을 착용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어지럽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작품 외적인 상황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일단 쇼트폼의 시대가 열렸다. 각 플랫폼은 "더 짧게"를 외친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대중들도 긴 호흡의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버거워 한다. ‘아바타’가 아니었다면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견디며 영화를 보겠다고 선뜻 나서는 이들은 더 크게 줄어들 법하다.

콘텐츠 시장은 이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영화 개봉 후 OTT나 TV 공개 시점을 뜻하는 홀드백(hold back) 기간이 짧아지면서 "기다렸다가 OTT로 나오면 봐야겠다"고 말하는 이들은 부쩍 늘었다. 이렇듯 관람 환경의 변화는 ‘아바타’ 시리즈의 관객 감소를 부추겼다.

물론 아직까지 희망은 있다. 2일 오전 9시 현재, ‘아바타3’의 예매율은 49.5%로 여전히 1위다. 2위인 ‘만약에 우리’(11.5%)와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1월 극장가에 눈에 띄는 대작이 없기 때문에 ‘아바타3’가 롱런하며 관객을 천천히 끌어모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바타3’는 2025년 극장가에 사라진 ‘1000만 영화’를 부활시킬 수 있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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