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토일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크리에이터 김순옥, 극본 현지민, 연출 고혜진, 이하 '강회장')이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메가 히트작 '재벌집 막내아들'의 영광을 단숨에 재현할 것이라 섣불리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침체기에 빠져 있던 JTBC 주말극 라인업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1일 방송된 '강회장' 2회는 전국 유료 가구 기준 5.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3.7%로 출발했던 첫 방송 시청률에서 단 1회 만에 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들이 시청층 유입에 난항을 겪으며 고전했던 흐름을 고려할 때, 방영 첫 주에 5% 고지를 넘어선 것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2021년 금토극 편성을 폐지하고 주말극으로 신설한 JTBC는 '재벌집 막내아들', '닥터 차정숙', '옥씨부인전' 등 굵직한 화제작을 연달아 배출하며 '드라마 명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은 방영 당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며 26.9%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시청률 측면에서 두 자릿수의 벽을 넘은 것은 지난해 초 방영된 '협상의 기술'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야심 차게 선보인 작품들의 성적표는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굿보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등은 준수한 완성도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시청률 지표인 10%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편성됐던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역시 최고 시청률이 5%대에 머무르며 조용히 퇴장해야만 했다. 이들 작품 대부분이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파고들거나 무거운 메시지를 던지는 장르였다는 점은 흥행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회장'이 거둔 초반의 성과는 장르적 쾌감과 가벼운 콘셉트의 승리로 풀이된다. '강회장'은 굴지의 대기업 최성그룹을 이끄는 '사업의 신' 강용호(손현주 분) 회장이 불의의 사고를 겪은 뒤, 원치 않는 2회 차 인생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전작들이 지닌 묵직하고 건조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이 주말 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판타지적 설정을 전면에 내세운 편성 전략이 주효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강회장'은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자인 산경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바탕으로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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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눈길을 끌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는 '회귀' 코드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면, '강회장'은 다른 인물의 몸에 들어가는 '빙의'라는 소재를 차용해 변주를 꾀했다.
회귀, 빙의, 환생을 아우르는 이른바 '회빙환' 코드는 이미 웹소설과 웹툰 시장에서 대중성을 폭넓게 검증받은 서사 구조다. 익숙하면서도 흥미로운 판타지 설정이 기존 장르 팬층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까지 안방극장으로 불러모으는 강력한 유인책이 된 셈이다.
여기에 탄탄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앙상블이 극의 완성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펜트하우스', '7인의 탈출'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흡인력 있는 서사를 선보여 온 김순옥 작가가 이번 작품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서사의 뼈대를 구축했다. 또한 극의 중심을 쥐고 흔드는 손현주의 묵직한 연기 내공과 이준영의 신선한 에너지, 전혜진, 진구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는 다소 비현실적일 수 있는 판타지 설정에 강한 설득력을 부여하며 극 초반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강회장'을 두고 과거의 대기록을 운운하며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극 초반의 화제성을 극 후반부까지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모처럼 기분 좋은 상승 기류가 만들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2회 만에 5%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예열을 마친 '강회장'이 남은 10번의 방송 동안 이 추진력을 잃지 않고 JTBC 드라마의 든든한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