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택거래금지제?
"아예 주택 거래를 금지하면 다른 길을 찾아볼텐데…."
서울 강남 한 부동산업자의 한숨 섞인 넋두리다. 그는 지난달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된 후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끊겨 단 한건의 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말이 좋아 '주택거래신고제'이지 일선에서 느끼기에는 '주택거래 금지제' 라며 한숨만 내쉰다.
주택거래신고제의 위력이 대단하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주택경기가 꽁꽁 얼어 붙었다.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가 크게 늘면서 집을 사려던 매수자들이 집 구매를 꺼리고 있어서다. 신고 지역 여부와 상관 없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거래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서 집을 팔아야 하는 매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급히 집을 처분해야 하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보니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투기세력을 잡고 투명한 거래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주택거래신고제의 당초 취지는 좋지만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신고지역을 세분화하고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거래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등 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소한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구입할 때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거래세를 종전대로 내게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다주택 소유자가 세금추적을 무서워해 주택거래신고제를 피하는 것이지 1주택 또는 무주택 소유자의 경우 원칙대로 하면 세금추적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순기능마저 잃을 가능성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당장 집값을 잡겠다고 시장을 마비시켜 놓고 얼마있다 부양책을 쓴다고 호들갑 떠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