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여년간 공사기간(이하 공기) 지연은 공공건설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일례로 총 사업비 1400억원 규모인 ○○도로사업의 경우 2004년에 발주돼 당초 올해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올 9월 현재 공정률이 14.7%에 불과하다.
감사원이 도로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기간을 조사(2004년 6월30일 기준)한 결과 장기계속사업인 고속도로는 평균 6.9년, 일반국도는 7.4년 등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공기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철도사업도 마찬가지여서, 공기지연이 만성화된 상태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수도권 주요 전철과 전국 일반철도 21개 중 15개의 완공시기가 2~7년 정도 지연되고 사업비도 7.9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공기지연은 교통시설뿐 건축, 댐·광역상수도, 항만시설 등 대부분의 공공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기지연은 보상지연, 지질 등의 차이에 의한 설계변경, 민원, 분산투자에 따른 예산 배정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 예산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공기가 지연될 경우 적기 준공에 따른 시설물의 사회·경제적 편익을 실현시키지 못함은 물론, 물가상승에 의한 공사비 증가, 현장공사비의 추가 소요 등 결과적으로 국가의 예산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조사 결과 공사비 증액 규모는 당초 계획대비 10~15%에 달한다. 이는 또 합리적인 건설사업 수행을 어렵게 해 시설물의 품질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도 공기지연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 올 6월 건설부문 투자지원대책을 마련하면서 예산 부족에 따른 공기가 늘어지고 있는 시설을 적기에 준공시키기 위해 '민간자금 차입을 통한 선시공', 즉 '민간선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공공건설사업은 이미 사업타당성이 검증된 사업으로 '민간선투자' 활성화시 시설물의 조기 준공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공공건설사업의 조기 준공은 건설사업의 활성화를 유발시키고 이는 자연스럽게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공공건설사업의 잔여 시공물량인 81조원 가운데 1/3이 '민간선투자'를 활용해 조기에 집행된다면, 약 27조원의 건설투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공공건설사업과 같은 건설산업은 고용유발효과와 생산유발효과가 커서 실업 및 경기부양 대책으로의 활용도가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민간선투자'를 통해 민간 시공사가 손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민간 시공사가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공사비를 차입하거나, 회사채를 발생할 경우 최소한 차입이자율 또는 회사채 수준만큼은 정부가 보전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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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민간의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공공보증의 역할을 확대,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계속비 사업에 대해서만 '민간선투자'를 허용한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공기지연은 장기계속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계속사업 중 총 사업비가 확정되고 적기 완공 및 재원조달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대해 '민간선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