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점 청약통장, 3000만원에 삽니다"

"65점 청약통장, 3000만원에 삽니다"

김수홍 기자
2009.05.08 13:26

< 앵커멘트 >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청약가점이 높은 청약통장들을 사고파는 불법거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거나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커 주의가 요구됩니다. 김수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정보집니다.

청약통장 최고가 매입, 청약통장 상담 등의 광고가 눈에 띕니다.

한 군데 전화를 걸어, 가입한 지 5년 된 청약통장을 팔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녹취] 청약통장 매매업자

"지금 파시기는 곤란하시고요. 어디 접수 할 데 있으면 메모 해놨다가 연락드릴게요."

하지만 부모님 명의로 청약가점 65점짜리 청약예금통장이 있다고 하자, 곧 태도가 바뀝니다.

바로 3천만 원을 입금해줄 테니 통장을 팔라는 겁니다.

[녹취] 청약통장 매매업자

"(얼마 정도 받을 수 있어요?) 그거는 25점... 57점... 65점... 되면, 한 3천 가까이 나올 거예요"

다른 업자를 떠보니, 가격을 더 쳐주겠다고 부추깁니다.

[녹취] 청약통장 매매업자

"(65점 짜리를 팔 수도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3천만 원 준다던데.)

좀 더 드릴 수도 있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얼마까지요?) 2백 더 드릴 수 있습니다."

[스탠드업]

" 통장매매업자들은 인기지역 당첨 가능성이 높은, 즉 가입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수가 많아 청약가점이 높은 통장을 사들입니다.

그 다음 웃돈이 붙을 만한 인기단지에 청약하고, 당첨되면 비싸게 분양권을 팔아서 이득을 남깁니다."

통장 매수인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다가, 명의이전이 가능한 시점에 매매가 이뤄진 것처럼 꾸며 명의를 옮깁니다.

하지만 청약통장거래는 주택법과 주민등록법상 명백한 불법입니다.

게다가 거래 과정엔 다운계약서를 통한 탈세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녹취] 청약통장 매매업자

"세금을 100% 신고할 순 없지 않습니까. 그 지역에서 만약에 5천에 거래됐는데 세금을 한 2천에 신고한다더라... 그 지역 평균치로 신고하시면 되는 겁니다."

청약통장 거래가 다시 고개를 드는 건, 최근 송도와 청라 등 일부지역에서 분양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전매제한 기간 단축으로 불법거래에서 명의이전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아진 탓도 큽니다.

[인터뷰] 안광열 / 국토해양부 주택시장제도과 사무관

"청약통장 명의 변경은 가입자의 사망 시 상속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불법 통장 매매 시 3천만원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됩니다."

과거 판교 신도시 분양 전 1억 원 넘는 웃돈에 통장거래가 성행한 바 있습니다.

송파신도시 분양이 시작되면 이런 불법거래는 지금보다 활개를 칠 가능성이 큽니다.

국토부는 다만 아직 국지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당장 단속에 나서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MTN 김수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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