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축의 교통을 향상시키는 61.4㎞ 구간의 서울-춘천간 민자고속도로가 지난 15일 개통됐다. 기존 도로보다 시간적으로는 30분이 단축됐고 거리도 5㎞나 짧아졌다고 한다. 새로운 도로 개통으로 지역주민들이 입을 편의성은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지역 주민들이 통행료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데 있다. 편의성은 충분히 인지하지만 이에 따른 대가 지불은 아직 준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이 사업이 민간자본에 의해 건설됐기 때문에 다른 고속국도에 비해 요금이 비싸 정부가 나서서 통행료를 삭감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도 일정기간 도로이용량을 파악한 후 통행료 조정 가능성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만약 정부와 사업자가 예측한 통행량이 확보되지 않거나 통행량이 예측치와 같더라도 통행료를 인하할 경우 발생하는 예상 수입 보전 방식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교통부문에서 민간투자사업의 본질은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사용자가 지불하는 통행료를 통해 투자자금이 회수되는 방식이다. 만약 정부가 나서서 예상 수입을 밑도는데도 불구하고 통행료를 삭감하는 경우 차액을 사용자가 아닌 불특정다수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워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민간투자도로에 대한 통행료 시비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에 개통된 프랑스의 미요교량에서도 발생했다. 미요교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량인데 길이는 약 2.5㎞다. 개통시 민간사업자가 책정한 통행료는 6유로(원화 기준 약 1만원)였다. 당연히 지역주민들이 통행료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사용자들이 입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사업자는 기존 도로를 통행하는 것보다 주행거리 단축은 물론 시간 단축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통행료 시비 이전에 편의성 대가를 지불해야 된다고 맞섰다. 정부는 사업자의 손을 들어 줬다.
눈을 다시 국내로 돌려보자. 새로운 도로가 마련됐다고 해서 기존 도로가 폐쇄되지는 않았다. 사용자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져 있는 것이다. 만약 기존 도로를 폐쇄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이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편의성과 시간적인 혜택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과거와 같이 기존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운전자들이 신도로를 이용할 경우 30분 주행시간 단축으로 2000원(최저임금적용), 주행거리 단축으로 850원 등 총 2850원 정도의 경제적 혜택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만약 운전자들이 얻는 이러한 편의성과 경제적 혜택을 무시하면서까지 정부가 통행료 인하를 강행한다면 피해는 엉뚱하게 이 도로의 이용과는 무관한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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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이제 사회간접시설 투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야 할 시점이 됐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아직도 건설해야 할 고속도로가 3000㎞가 남아 있다. 현 시가로 ㎞당 350억원씩이나 하는 재원을 국민세금으로만 충당하기에는 너무 먼 길이다.
미국과 같이 도로 건설에 있어 수익자 부담원칙을 선별적으로 채택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국민들 또한 편의성이 향상된 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