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10억원대 아파트, 1억원대 '통경매'

분양가 10억원대 아파트, 1억원대 '통경매'

송지유 기자
2012.01.31 11:15

법정관리 건설사 공사비 지불 못해 통째로 경매행…40여건 유치권 신고가 낙찰 발목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 단지 전경.ⓒ지지옥션 제공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 단지 전경.ⓒ지지옥션 제공

분양가격이 10억원대 아파트가 준공 3년만에 1억원대 통경매 물건으로 나왔다. 공사비 미수금 명목으로 수십건의 유치권이 신고돼 있어 최저입찰가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오는 2월17일 수원지방법원 경매9계에서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 아파트 345가구 가운데 290가구가 최저가 1억7000만원에 입찰이 이뤄진다고 31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성원건설이 시공한 단지로, 전용면적 189㎡ 이상 대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지난 2009년 1월 준공됐지만 현재 입주한 가구는 단 1가구도 없다. 성원건설이 법정관리를 받게 되면서 계약자들이 환급을 원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통경매는 지난해 1월 처음 시작됐지만 1년여간 55건만 낙찰되고 유찰을 거듭해 법원이 남은 물건에 대한 기일을 다시 잡은 것이다. 그동안 낙찰된 물건의 평균 낙찰가는 2억6500만원으로 분양가(10억4200만∼11억9000만원)의 30%를 밑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 관계자 등 이해 당사자들이 대부분 낙찰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헐값에 나온 것은 40여건에 달하는 유치권 신고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은 별도 재판이 없는 한 채권 진위여부나 정확한 금액을 가려내기 어려워 일반 투자자들의 낙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에 인기없는 대형으로만 구성된데다, 내부 인테리어 마감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유찰 요인으로 꼽힌다. 관리주체가 없어 겨울 추위에 동파와 누수까지 겹쳐 부동산 가치가 더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 단지는 유치권 신고가 난립해 투자자들이 입찰을 꺼리면서 채권자와 정당한 유치권 권리자들까지 손해를 보게 된 대표적인 사례"라며 "유치권 피해를 예방할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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