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해제지역 난개발에 임대료 상승 '후폭풍'

뉴타운 해제지역 난개발에 임대료 상승 '후폭풍'

민동훈 기자
2012.05.24 06:01
[편집자주]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되면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겠다며 찾아오는 건축업자가 꽤 있습니다. 집주인들도 부동산경기 하락으로 집값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된 단독주택을 헐고 원룸형 다가구주택을 지어 월세를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서울 강북구 수유동 H공인 대표)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라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되는 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주택 등 원룸형 주택이 우후죽순 신축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난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재개발에 따른 이주 가능성으로 오르지 않던 임대료가 일시에 오르게 돼 서민들의 전·월세난이 더욱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건축제한 해제 염두, 원룸형 주택 양산 우려

- 못 올려 받던 임대료 일시에 상승 부작용도

- 市, "현지 상황점검 통해 관련대책 마련할 것"

↑우선해제 지역 18곳에 포함된 서울 강북구 수유2동 강복12주택재개발정비구역에 원룸을 지으려는 건축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원룸 등이 대거 지어질 경우 난개발은 물론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민동훈 기자
↑우선해제 지역 18곳에 포함된 서울 강북구 수유2동 강복12주택재개발정비구역에 원룸을 지으려는 건축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원룸 등이 대거 지어질 경우 난개발은 물론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민동훈 기자

◇"원룸 짓게 단독주택 파세요"…건축업자들 발길 '북적'

24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비(예정)구역 우선해제 대상지로 선정된 강북 12구역, 동대문1·2구역 등 재개발·재건축 정비(예정)구역 18곳의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지으려는 원룸업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비(예정)구역 지정으로 건축제한에 묶이면서 집을 증축하거나 신축할 수 없어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집주인들도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는 건축업자들의 제안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는 게 각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동대문구 신설동 C부동산 대표는 "구역해제가 공론화된 후 대지가 넓고 공사차량이 드나들기 용이한 위치에 있는 노후 단독주택들을 소개시켜달라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호가도 최근 3.3㎡당 100만~300만원까지 뛰다보니 집주인들도 만족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선해제 대상 18곳 외에 뉴타운 해제 지역으로 꼽히는 다른 정비(예정)구역의 사정도 마찬가지. 해제 여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는 한남뉴타운 1구역에 위치한 H부동산 관계자는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추가부담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차라리 해제해 원룸 월세라도 받는 게 이익'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신축 등 개별적 주거환경정비가 중구난방으로 진행되면서 도시계획의 틀이 훼손되는 소위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일정 정도 노후화가 진행돼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곳에 우후죽순으로 계획성 없이 신축건물이 대거 들어설 경우 전체적인 노후도가 하락, 다시 재개발 등을 추진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도로·공원·학교 등 공공 인프라 확충도 어려워져 마을이 슬럼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비업체인 D건설 관계자는 "우선해제 대상 대부분은 지금도 도로가 좁고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거환경정비가 필수인 곳"이라며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원룸만 잔뜩 지어져 난개발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해제구역에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들어서는 것은 건축제한이 풀리면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도시재생 결과일 뿐 난개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건축제한으로 오랜 기간 개·보수를 못해 슬럼화됐던 것이 일부 해소될 수도 있다고 서울시는 주장했다.

진희선 서울시 주거재생정책관은 "정비구역이 해제돼 난개발될 것이란 지적엔 동의할 수 없다"며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데도 건축제한에 묶여 슬럼화되는 것을 방치하는 게 더 문제"라고 설명했다.

◇집주인들 "못 올려 받던 임대료 이참에 올리겠다"

정비(예정)구역 해제가 전·월세난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재개발 이주 등을 감안, 임대료를 싸게 책정해온 집주인들이 구역해제 후 개·보수에 나서면서 들어간 비용을 임대료로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동대문구 이문동 K공인 관계자는 "원룸이 들어서든 개·보수를 하든 임대료가 올라가는 건 필연적"이라며 "재개발지역 세입자의 주머니사정이야 뻔한데 구역해제되면 임대료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나 정부차원의 세입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강북구 신설동 강북12구역에 사는 세입자 김필녀씨(68·가명)는 "빌라를 짓겠다는 외지인이 집을 팔라고 집주인을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재개발을 하든 안하든 우리같은 영세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건 똑같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일단 서울시는 이번 우선해제 대상 지역과 관련한 세입자 대책은 아직 마련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거복지 차원에서 정비사업 해제 대상지역 주민들의 실태를 확인한 뒤 주택바우처제도 등을 통한 지원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진희선 주거환경정책관은 "뉴타운 출구전략과 관련한 세입자 문제는 주거복지 차원에서 접근해 풀어나갈 생각"이라며 "구역해제까지 주민공람, 시의회 의견청취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해당 지역의 세입자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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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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